"덩치 키우는 쌀 가공산업…아직 기반은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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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우는 쌀 가공산업…아직 기반은 취약"
  • 황명환 기자
  • 승인 2016.02.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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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떡 가공업체 중심…연구·개발·유통망 확보 등 어려워

[코리아포스트=황명환 기자]     남아도는 쌀을 소진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고자 정부가 쌀 가공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 산업 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다.  19일 농협 조사월보 2월호에 실린 '쌀 가공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김한종 농협중앙회 미래전략부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1조8천억원이었던 국내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는 2014년 4조2천억원으로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떡류(33%·1조4천억원), 밥류(32%·1조3천억원), 주류(20%·8천억원)가 전체의 85%를 차지한다.   이처럼 쌀 가공산업이 외형적으로 빠르게 성장하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우선 업체 수는 많지만 규모가 영세하다. 2014년 국내 전체 쌀 가공산업 업체 1만7천380개의 평균 매출액은 2억4천억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규모화한 법인은 4.8%(834개)에 그쳤다.

지난해 5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쌀 가공식품 산업대전'

또 소규모 떡 가공업체 중심이어서 산업 기반이 취약한 편이다. 쌀 가공업체의 95.5%(1만6천596개)를 차지하는 떡류 제조업체는 평균 매출액이 8천400만원이며 자영업 비중은 98.9%에 이른다.  쌀 가공업체 중 연간 쌀 소비능력이 1천t 이상인 업체는 1.2%(210개), 실제 사용량 기준으로는 0.3%(59개)에 불과하다.

영세한 개별업체 능력으로는 효과적인 쌀 가공제품 연구·개발, 홍보, 유통망 확보가 어려워 소비기반을 넓히기 어렵다고 농협은 지적했다. 쌀은 밀가루보다 가공 적성이 떨어지고 유통기한이 짧아 취급이 어려워 영세 업체가 독자적으로 가공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쌀은 대체 원료인 밀가루보다 비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가공비용도 쌀가루는 ㎏당 500∼700원으로 밀가루(200∼300원/㎏)보다 2배 이상 높다.

시설이 영세하고 자동화 설비를 갖추지 않은 업체는 원가 부담으로 대부분 국산 구곡이나 수입쌀 등 저가미를 쓴다. 산업 특성상 쌀 수급과 재고관리 정책에 크게 휘둘리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지금처럼 쌀이 남아돌면 정부가 가공용 쌀 가격을 내리고 공급을 늘리는 등 쌀 산업 정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재고가 부족하면 산업이 정체기에 빠진다.  실제로 쌀 재고가 부족했던 1996∼2000년에 정부는 가공용 쌀 공급량을 축소하고 가공산업 육성 정책을 중단했다.

농협은 쌀 가공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 쌀 가공산업 관련 통계 DB 구축 ▲ 정부의 일관적인 정책 추진 ▲ 제품별 가공 적성에 맞는 품종 개발 ▲ 농가와 벼 계약재배 확대 ▲ 쌀가루 가공기술 개발 등을 제안했다.  김한종 책임연구원은 "최근 건강·편의식 소비층 증가와 산업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쌀 가공산업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지만 내실을 다지려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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