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 다음달 회의…'산유량 조정' 진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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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들 다음달 회의…'산유량 조정' 진전될까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2.2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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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피터조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다음달 회의에서 감산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조치에 합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블룸버그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율로지어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전날 베네수엘라 텔레수르 방송에 출연해 다음달 국제석유시장을 안정시킬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산유국 회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카타르 등과 산유량을 올해 1월말 수준으로 동결키로 하는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이 이들 국가의 산유량 동결 합의를 비웃고 있어 동결 합의가 이행될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앞서 샤나통신에 1월 수준으로 생산량을 제한하자는 것은 "비현실적인 요구"라며 "그들(사우디와 러시아)은 하루 1천만 배럴을 생산하고 이란은 100만 배럴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동결하자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OPEC 건물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다섯 번째로 큰 국가 산유국인 이란은 지난달 서방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유럽 등으로 원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설사 산유국들이 동결에 동참하더라도 1월 산유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어서 실효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산유국 회의에서 감산 등 실효성 있는 조치에 합의할 수 있을지 국제석유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벨라루스로 가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산유량 동결이 국제유가를 지지하는 효과를 보려면 최소 12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산유국들이 3월 중순에 열리는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에 합의한 뒤 6월께 동결이 효과가 있는지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산유국 감산 합의의 기점이 돼온 OPEC의 다음 정례회의는 오는 6월 2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다음달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을 넘어 감산 등 실효성 있는 조치에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원자재팀장은 "1월 말 수준으로 산유량을 동결한다는 것은 사상 최대 수준의 원유생산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란이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3월 회의에서도 감산은 커녕 동결에도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동결에 합의한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의 산유량과 이란의 원유 수출량 등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 유가가 일부 투자은행들의 예측대로 20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국제유가가 추가로 하락해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원가 이하로 생산하게 될 때까지 감산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코트 로버츠 인베스코투자자문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에 "OPEC의 감산합의가 없는 한 국제유가의 상승 반전을 불러올 만한 긍정적인 기폭제가 없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국가들이 증산에 나설까 두려워 감산할 의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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