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지갑문 닫았다…식품값 인상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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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지갑문 닫았다…식품값 인상에 '제동'
  • 김한진 기자
  • 승인 2016.02.2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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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평균소비성향 5년 연속 하락

[코리아포스트 김한진 기자] 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꺼리는 가운데 인상 행렬에도 제동이 걸렸다

작년 말부터 소주를 시작으로 두부, 달걀, 탄산음료, 햄버거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올랐고, 한우와 양파 등 농축산물 물가도 올라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악화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부 업체들은 오히려 가격을 내리거나 용량을 늘리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작년 12월 스프라이트 5개 품목의 공급가를 평균 7% 인상했다.

그러나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칠성사이다 500㎖ 페트를 대체하는 600㎖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은 유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다른 탄산음료 가격도 인상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지난달 '마켓오 리얼브라우니'의 가격을 유지한 채 양을 20% 늘리고 초콜릿 함량도 늘려 재출시했다.

오리온은 앞서 포카칩, 초코파이 등 9개 제품을 증량했다.

두부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의 가격 인상 이후 CJ제일제당과 대상 등도 두붓값 인상을 검토했지만 아직 인상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기존에는 시장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사들이 연이어 인상에 동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업체별 가격 전략이 다르게 나타났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점유율 2위 이하 업체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추격 인상 시기가 더뎌졌다"며 "이는 비용 부담이 낮은 상황에서 1위 제품과 더 큰 가격차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쓸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의 '가격 전쟁'까지 발발했다. 가격 경쟁은 기저귀와 분유 등 생활필수품으로 시작됐지만 가공식품과 신선식품까지 전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비심리는 작년 말부터 3개월 연속 악화돼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수준으로 위축됐다.

수출 및 내수 부진과 세계적인 금융불안 등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경기전망은 약 7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2월 지수는 메르스 사태가 불거졌던 작년 6월과 같은 8개월 만의 최저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소비성향은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71.9%로 떨어졌다.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2011년부터 5년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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