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해외건설 수주 작년 반토막, 이란이 돌파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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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해외건설 수주 작년 반토막, 이란이 돌파구될까?
  • 김정수 기자
  • 승인 2016.03.0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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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정수 기자]연초 해외건설 수주가 심각한 상태다.

저유가로 중동 산유국들이 발주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건설사들의 1∼2월 수주액이 작년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

이에 건설업계는 최근 경제제재 해제로 수주시장이 열린 이란이 꽉 막혀 있는 해외건설 수주의 돌파구로 삼는 분위기다.

지난 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2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50억 1천388만2천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103억 8천940만8천 달러의 48.3%에 그쳤다.

이는 2014년 1∼2월의 160억4천414만1천 달러에 비해서는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지난 두달 간 중동에서 따낸 수주액도 총 8천763만8천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억7천243만4천 달러의 4%, 2014년 129억4천977만5천 달러 대비 0.68%에 불과하다.

그나마 올해도 중동이 아닌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 등 아시아에서 22억7천196만 달러, 태평양·북미지역에서 10억5천994만 달러를 수주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예년에는 연말에 발주된 공사의 낙찰통보가 연초에 이뤄지면서 연초부터 굵직한 계약들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작년의 수주 부진 기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작년 후반기에 대규모 공사 발주가 없었고 우리 건설사들도 무리한 저가 수주는 지양하고 있어 수주실적이 더 저조하다"고 말했다.

아직 연초여서 예측이 쉽지 않지만 저유가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의 461억 달러 수준을 크게 뛰어넘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건설업계는 경제제재 해제로 빗장이 풀린 이란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해 이란에서 도로·철도·병원 등 인프라 발주가 예상되는데다 우리 기업들의 가스·석유화학 등 플랜트 공사 수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 등 그동안 이란에서 사업을 추진해온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현지 지사 체제를 강화하고 발주처를 상대로 개별 공사 수주와 관련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병원·도로 등 인프라 시설은 물론 우리 건설사가 강점이 있는 가스·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수주도 조만간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이란 건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 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장관은 최근 이란을 방문해 이란 정부와 유전 개발, 댐, 철도 등 에너지·플랜트 분야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 지원을 당부하는 등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국토교통부는 우리 건설사들의 실질적인 수주를 돕기 위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과 함께 파이낸싱(자금조달) 알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란 건설 공사 수주를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파이낸싱이 급선무"라며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부터 신속하게 자금조달을 돕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로 등 인프라는 이란 정부가 이행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지만 발주기관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간 가스·석유 등 플랜트 공사는 이란 정부가 이행보증을 하지 않고 있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이란 정부와 협의해 이행보증 범위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다음달로 예상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길에서 구체적인 수주 윤곽이 드러남과 동시에 정부의 '선물 보따리'도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와 건설업계는 현실적으로 이란 외에 먼저 러시아·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중동 이외의 국가에서 수주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해도 당장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는 공사 건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러시아, 포스코건설은 파나마 등 중남미, 대우건설은 북아프리카 등을 전략 사업지로 꼽고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저유가의 타격이 큰 중동보다는 중동 이외의 국가를 적극 공략해 수주 지역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3월부터는 제법 굵직한 공사 계약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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