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정택근 기자] 판교신도시 아파트 전세가격이 2009년 이래 3배 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 시∙군∙구(신도시 포함) 중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일 뿐만 아니라 강남4구의 3.3㎡ 당 평균 전세가격마저 뛰어넘는 수준이다.
8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판교신도시 전세가격은 3.3㎡ 당 1831만원으로, 2009년 첫 입주 당시의 3.3㎡ 당 678만 원 대비 2.7배 급등했다.2009년 첫 입주 당시 전용면적 84㎡ 전세계약 후 2년마다 갱신한 사람이라면, 2억 원 수준의 전세가격이 6억 원 이상으로 급등한 것.
같은 시기 신도시에서는 △파주(2.3배), △김포(2.1), △분당(1.9배) 순으로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고, 수도권 시∙군∙구 중에서는 △용인(2.2배), △광명(2.1배), △의왕(2.1배), △서울 성동구(2.0배) 정도가 2배 가량 뛰었다.
특히 판교신도시 전세값은 서울 강남4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강남4구의 3.3㎡ 당 평균 전세가격은 1738만 원(재건축 제외)으로 판교신도시 평균인 1831만 원 보다 낮았다. △강남구(2054만 원), △서초구(1940만 원), △송파구(1602만 원), △강동구(1194만 원) 순으로 높은 전세값을 형성하고 있는데, 강남 4구 중에서 송파구와 강동구는 판교신도시에도 미치지 못했다.
판교신도시 전세값 급등의 원인으로는 강남과 판교테크노밸리의 임차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판교신도시 내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으로 지역 내 직장인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신분당선 개통 이후 강남권 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서울 강남 일대의 전세수요도 대거 유입됐다는 것. 또한 서울 강남일대의 재건축 이주수요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판교동 인근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판교신도시는 입지와 자연환경이 우수한데다가 신분당선을 통한 서울 강남 출∙퇴근이 쉬워지면서 강남을 벗어나 판교신도시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특히 최근 1~2년 사이 강남 일대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판교신도시로 유입되면서 전세물건은 매우 희귀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교신도시 공인중개사는 "판교신도시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 수준으로 높아, 매매 전환되는 실수요도 많이 유입된다"며 "집주인들이 매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전세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기존 대출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경향도 높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