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롯데제과, 5대 메가브랜드로 해외 공동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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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롯데제과, 5대 메가브랜드로 해외 공동진출
  • 황명환 기자
  • 승인 2016.03.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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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롯데제과 대표 인터뷰…빼빼로·코알라마치, 포장통일·원료 통합구매

[코리아포스트  황명환 기자]    한국과 일본 롯데가 손잡고 글로벌 제과시장 합동 공략에 나선다. 신동빈 회장 '원 리더' 체제가 굳어지면서 실현된 롯데그룹의 '통합 경영'이 제과 부문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롯데가 2020년까지 세계 5대 제과업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일본 롯데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제과는 현재 세계 제과시장에서 각각 17위, 18위 수준이다. 두 회사 매출을 합칠 경우 세계 7∼8위 정도지만 2020년까지 5위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연매출 1천억원 이상의 5대 '메가브랜드' 제품을 앞세워 해외에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상품 포장 단일화와 원료 통합 구매 등 구체적인 협력도 추진되고 있다.  김 대표는 "빼빼로, 초코파이, 가나초콜릿, 자일리톨껌, 코알라마치 등 5대 제품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롯데라는 단일 브랜드 아래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빼빼로, 초코파이는 롯데제과의 대표 상품이며 코알라마치는 일본 ㈜롯데의 주력 제품이다. 가나초콜릿과 자일리톨껌은 양국 롯데가 각각 출시했다.

양사간 협력 방안은 신동빈 회장 주재로 지난주 일본 도쿄에서 3일간 열린 '식품글로벌전략회의'에서 도출됐다.  회의에는 양국 롯데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들이 참석해 향후 시너지를 낼 해외사업 방향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카카오 등 주요 원료를 통합 구매해 원가를 낮추고 해외 공장과 거래처도 공유하기로 했다"며 "5개 메가브랜드 제품의 포장을 통일시키고 연구개발(R&D) 작업도 공동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제과는 현재 카자흐스탄, 벨기에, 파키스탄, 인도, 중국, 베트남, 러시아, 싱가포르 등 8개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해외에 21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을 해외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다.  양사는 서로의 거래처와 공장 등을 활용함으로써 제품 공급과 유통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제조 기술을 공유하거나 생산 제품을 서로 공급하는 '윈윈'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한·일 롯데가 따로 하던 수출도 같이하면 더 많은 글로벌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현재 3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40% 수준까지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은 한국 롯데제과가 주도하겠지만 현지 기업 인수·합병(M&A) 등의 경우에 지분 공동 투자 등 다각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 구별 없이 롯데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나간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향후 해외 진출은 현지 업체를 인수해 수익성을 향상시킨 뒤 롯데 브랜드로 전환하는 방식을 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롯데가 아직 진출하지 못한 아프리카와 인구가 많은 서남아시아 지역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롯데의 협력 강화는 신동빈 회장 체제에서 본격화됐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과거 한국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하던 당시에는 양사 교류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 '원 리더' 체제에서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 전분야에 걸쳐 훨씬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롯데는 식품 외에도 유통·관광·호텔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지만 일본 롯데는 사업 대부분이 건과와 빙과업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원 리더' 체제의 수혜주로 롯데제과를 주목하며 통합 경영 가능성을 주목해왔다.

'원 리더' 체제에서 롯데제과의 변화는 이 외에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롯데는 작년 말 공개매수를 통해 한국 롯데제과 지분 7.8%를 사들였다. 이로써 ㈜롯데는 롯데제과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롯데제과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국내 최고가주인 롯데제과는 액면가를 5천원에서 500원으로 바꾸는 주식분할도 결정했다. 김 대표는 "액면분할은 주주친화 정책의 하나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며 배당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일본 롯데의 지분 매수와 글로벌 사업에 경험이 많은 황각규 사장의 이사 선임은 해외 진출과 한·일 롯데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롯데삼강, 파스퇴르유업, 롯데햄의 대표이사를 거쳐 2012년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해외사업 실적 개선 등을 평가받아 작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현지 법인을 관리하고 앞으로 진출할 지역을 탐색하기 위해 일 년의 절반가량을 해외에 머물고 있다.  롯데제과 대표이사 취임 후 2013년 인수한 카자흐스탄의 라하트사는 작년 매출이 2천500억원으로 롯데제과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많다.

그는 국내 제과시장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정체된 상황에서 해외 진출이 돌파구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사업을 하지 않으면 성장이 어렵다"며 "해외에 중점을 두면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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