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한 달 비과세 해외펀드 힘 못 쓰네…모집액 2천억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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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한 달 비과세 해외펀드 힘 못 쓰네…모집액 2천억 그쳐
  • 최대명 기자
  • 승인 2016.03.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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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최대명 기자] 출시 1개월을 맞은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해외 주식투자 전용펀드)가 재테크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투자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식투자 전용펀드 계좌는 출시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은행, 증권, 보험사 등 전체 금융기관에서 총 5만8천여 개가 개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기간에 유입된 돈은 2천억원 수준이다. 이는 이전의 비과세 전용 펀드 출시 때와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다.  앞서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 2007년부터 2009년 말 사이에 해외 주식형펀드 판매잔고는 19조5천억원에서 50조2천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앞으로 글로벌 주식시장 상황이 호전돼 자금 유입액이 늘더라도 20조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달가량의 실적을 펀드 유형별로 보면 저가 이점이 두드러진 중국 주식형 펀드에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 판매액 상위에는 피델리티 글로벌배당인컴 펀드,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펀드, 이스트스프링 차이나드래곤A 펀드, 신한BNPP 중국본토RQFII 펀드, KB 차이나H주식인덱스 펀드 등이 올라 있다. 출시 당시 기준 투자지역별 설정 펀드를 보면 중국·인도·아시아 등 신흥국이 191개, 일본·유럽·미국 등 선진국이 68개, 글로벌 투자가 26개, 섹터펀드가 25개로 조사됐다. 투자유형별로는 해외 상장주식투자펀드가 279개로 주류를 이루고 재간접펀드가 31개, 국내에 상장된 해외상장지수펀드(ETF)가 10개 등이다.

우선 올해 초 전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인 데다가 과거 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로 손실을 경험한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기존 펀드 투자자가 가입 펀드를 환매하고 비과세 펀드로 갈아타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14일 선보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금융사의 마케팅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본부장은 "과거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있는 데다 기존 펀드에서 갈아타야 하는 데 따른 수수료 부담 등으로 비과세 해외 펀드 투자를 망설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초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가 개선되면 해외 주식형 펀드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003470] 펀드애널리스트는 "통상 시장 상황이 나쁠 때 위험자산 투자를 꺼리게 된다"며 투자자들은 관망하면서 어디에 투자할지 알아보고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 본부장은 "출시 이후 매주 250억원씩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시장이 호전되면 투자자들이 더 몰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선보인 지 9년 만에 부활했다. 해외상장주식 투자에 따른 매매·평가 손익(관련 환차손익 포함)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소득 기준 등에 따른 제한이 없어 내년까지 누구나 1인당 3천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비과세 기간은 10년이고 중도 인출(환매) 때도 세제혜택이 적용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 펀드 등 파생이나 다른 자산 관련 해외 펀드는 절세혜택이 없는 점도 흥행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비과세 혜택 부여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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