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피터조기자] 베트남 신임 총리에 응우옌 쑤언 푹(61) 부총리가 공식 선임됐다.
베트남 국회는 7일 본회의에서 푹 부총리를 응우옌 떤 중(66) 총리 후임으로 선출했다.
푹 신임 총리는 하노이 국민경제대를 졸업했으며 꽝남 성에서 기획투자국장, 관광국장, 인민위원장을 거쳐 국회의원, 총리실 수석차관, 총리실 장관을 지냈다.
그는 총리실에서 전임 총리의 개방 정책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2011년 7월 반부패, 공안, 국방, 법무를 총괄하는 부총리를 맡으면서 개방 가속화 과정에서 불거진 부패의 척결을 중시하며 전임 총리와 다소 거리를 둔 온건파로 분류된다.
베트남에서 총리는 공산당 서기장, 국가주석에 이어 권력서열 3위이지만 행정부를 맡고 있어 영향력이 크다.
푹 총리는 취임 연설을 통해 새 정부는 행정 개혁, 우호적인 기업환경 조성, 반부패, 영토주권 보호 등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 생활 개선에도 관심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푹 총리는 베트남 경제 성장을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 등 개방 기조를 유지하되 반부패 정책을 강화하며 분배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서기장,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 등 '빅4'의 집단지도체제를 택한 베트남에서 지난 1월 연임에 성공한 응우옌 푸 쫑(71) 서기장과 최근 선출된 쩐 다이 꽝(59) 신임 국가주석, 푹 총리가 중도 또는 보수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할 때 개혁·개방 속도의 조절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트남 새 지도부는 한국에 우호적이어서 경제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푹 총리가 내정자 신분일 때 면담한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은 "푹 총리가 '앞으로도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며 "전자정부와 반부패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푹 총리는 부총리 시절인 2014년 1월 한국을 방문,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과 원자력발전 협력 등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베트남은 이날 총리 선출로 국가 지도부 인선을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앞당겨 끝냈다.
5월 22일 총선을 통해 새 국회를 구성하고 7월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을 교체할 계획이었지만 기존 지도부의 레임덕을 막고 다음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때 새 지도부가 남중국해 영유권 사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발효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