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쇼크에 금융시장 요동쳐…달러값 급락에 엔고 급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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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쇼크에 금융시장 요동쳐…달러값 급락에 엔고 급가속
  • 최대명 기자
  • 승인 2016.06.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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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엔화 109→106엔대…NDF시장 원화환율 20원가량 급락
美 국채금리 급락하고 금값은 뛰어…금리 7~9월 인상에 무게
 

[코리아포스트 최대명 기자]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에 한참 못 미치게 나오자 지난주말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잇단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기준금리 6월 인상설에 대비하던 시장은 갑작스러운 변수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외환시장에선 달러가치가 급전직하했다. 그 여파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06엔대로 급락했고 지난주말 원화 환율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달러당 20원 가까이 떨어졌다.

▲ 재닛 옐런 연준 의장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 이래 최대 낙폭을 보였고 금값은 뛰었다.

한동안 힘을 받던 '6월 인상설'은 쏙 들어가고 시장에서는 7월 또는 9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미국發 고용쇼크…외환·채권·원자재·주식시장 일제히 흔들

미국 노동부가 3일 발표한 고용지표를 보면 5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분은 3만8천명으로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이는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미국 금융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애초 이코노미스트들은 15만5천명 증가를 점쳤었다.

실업률은 4.7%로 낮게 나타났지만 충격을 완화하기에는 무리였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우선 미국이 기준금리를 6월에 올릴 확률이 확 떨어지면서 그간 6월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던 달러가치는 무너져 내렸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고용지표 발표 직후 약 한 시간 만에 1.4% 가까이 추락했다.

이 영향으로 달러에 견준 원화와 엔화의 환율은 급락(가치 상승)했다.

일본 정부가 '엔고' 현상을 막기 위해 몇 주간 애썼지만 엔화 환율은 하루 새 2엔 가량 밀렸다. 3일 109.14엔까지 올랐던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4일 오후 1시 7분(한국시간) 기준 달러당 106.53엔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달 6일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진 셈이다.

지난주말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1,160원대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3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인 1,183.6원에 비해 20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채권 금리가 일제히 폭락했다.

2년 만기 채권 금리는 4일 오후 6시 8분(한국시간) 기준 0.772%로 전날보다 11.5bp(1bp=0.01%) 내렸다.

이는 지난해 9월 17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1.700%로 전날보다 9.8bp 내렸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4월 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채 금리가 내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값이 2% 이상 뛰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3일 금 가격은 온스당 1천244달러로 전날보다 2.26% 올랐다.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우려 속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8.62달러로 마감해 약 열흘 만에 48달러대로 내려앉았다.

미국 증시도 고용지표에 영향을 받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0.18%, 0.29%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도 0.58%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 6월 인상 물 건너갔나…시장은 7월 또는 9월 인상에 무게 실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결정의 근거로 삼는 물가와 고용지표 가운데 고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6월 인상 가능성은 옅어졌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3.8%로 전날 20.6% 대비 급락했다.

7월 인상 가능성은 58.4%에서 31.3%로 내렸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도 중요한 변수다.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영국 국민투표가 이달 23일 열린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높이는 브렉시트 결정 이전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6월 대신 7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고용 보고서 때문에 근시일 내의 (금리인상) 움직임 가능성은 작아졌다"면서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40%"라고 점쳤다.

골드만삭스는 종전까지만 하더라도 6월과 7월 인상 가능성을 각각 35%로 두고 있었다.

마이클 페로리 JP 모건 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6월 인상설은 아예 (논의)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며 "지표가 꽤 좋게 반등하면 7월에 인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 같은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인상은 가능할 것 같지 않다"며 6월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외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은행 등이 9월 인상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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