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가뭄·홍수에 국내 식품값 위협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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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가뭄·홍수에 국내 식품값 위협 '불안불안'
  • 최대명 기자
  • 승인 2016.06.0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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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라면 값 인상설…치즈값도 오를 듯

 

[코리아포스트 최대명 기자]식품 가격 인상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동남아시아의 가뭄과 홍수가 국내 식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기상 악화에 따른 동남아 지역 흉작으로 국제 곡물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또다시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 동남아 지역은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가뭄에 이어서는 라니냐에 따른 극심한 홍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업계에 따르면 원당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저점 대비 65% 이상 올랐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2.1% 올라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가장 가격이 크게 뛴 품목은 설탕이었으며 육류, 곡물, 유제품도 상승했다.

아직 소맥, 대두, 옥수수 등의 가격은 높은 재고율 덕분에 안정적이지만 동남아 등 주요 생산지 작황 악화가 계속되면 곡물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대부분 제과업체가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린 상황에서 시장의 시선은 라면으로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맥주와 더불어 라면값 인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제조업체들은 이를 부인해왔다.

농심, 오뚜기, 팔도 등 라면업체들은 "원가 압박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곡물 가격 급등 등이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데 보통 수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해도 하반기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곡물 가격이 오른다면 명백한 원재료비 상승 부담이 생긴 것이므로 제품가격 인상이 쉬워진다"며 "라면은 오랫동안 안 올랐기 때문에 인상 확률이 높고 가격을 올리면 업체들이 인상 효과도 크게 볼 수 있는 품목"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라면제조업체들이 이른바 '프리미엄 라면'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봤기 때문에 '서민음식'으로 가격 변동에 민감한 일반라면 가격은 쉽게 조정하지 못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최근 유통가에는 치즈 가격 인상설이 돌고 있다.

치즈값은 동남아 기상 악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국제적인 수급 요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서는 주요 유가공업체들은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실제로 하반기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제 치즈 가격이 바닥이었으나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유 과잉공급과 경기 침체 등으로 하락했던 유제품 국제 시세가 수급 조정이 진행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 국내 소비자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주 가격 인상과 한우값 폭등에 이어 채소류 가격이 뛰면서 장바구니 물가 사정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물가 상승률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8개를 채소류가 차지했다.

양파가 1년 전보다 무려 111.3%나 뛰어 1위를 차지했고 배추(62.2%), 파(61.3%), 마늘(45.7%), 양상추(31.3%), 무(29.1%)가 뒤를 이었다. 피망(19.8%), 미나리(17.8%) 가격도 많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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