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도 '국방협력 강화' 합의…"동맹 수준 기술 제공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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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도 '국방협력 강화' 합의…"동맹 수준 기술 제공 용의"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6.0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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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외교장관 "미국, 주요 국방파트너 지위 부여 시사"
오바마-모디 "기후변화협약 연내 비준"…군수협정 체결 가능성

[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7일(이하 현지시간) 핵심 방산기술의 공유와 접근을 자유롭게 하고 군수지원협정을 곧 체결하는 등 국방 분야의 협력과 공조를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과 인도가 대(對)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전략적 목표하에 안보협력의 질을 더욱 높이고 범위도 크게 확대해나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모디 총리와 업무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국방과 에너지, 기후변화, 대(對)테러를 비롯한 양자 관계와 글로벌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군수와 해양정보 공유, 심지어 미국 항공모함의 이동과 관련한 중요한 국방협약을 마무리하는데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며 "양국은 협력과 공조를 심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인도에 '주요 국방 파트너'(major defence partner)의 지위를 부여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방미 중인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이 AP통신에 전했다.

주요 국방 파트너 지위가 부여될 경우 미국의 동맹이나 가장 가까운 우방처럼 핵심 방산기술에 대한 공유와 접근이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이 인도를 주요 국방 파트너로 인정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했다"며 "주요 국방 파트너 지위를 얻으면 미국 방산기술에 대한 공유와 접근의 측면에서 미국의 동맹이나 우방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더 좋고 높은 질의 기술에 대해 보다 신속히 접근할 수 있게 되며, 이중용도 기술에 대해서도 훨씬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며 "우리는 라이선스(면허)가 필요없이 통제된 이중용도 기술에 접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국방협력의 핵심인 '군수지원 협정'도 곧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지난 4월 '군수지원협정'을 맺고 군사기지를 함께 사용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기후변화 협약을 올해 안으로 비준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인도는 기후변화의 긴급성을 인식하고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가능한 한 빨리 이행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어 "미국은 올해안으로 가능한 한 조기에 협약에 가입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인도도 같은 목표를 향해 비슷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파리 기후변화 협약은 지구 온도의 상승을 섭씨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가급적 1.5도를 지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협약의 발효는 55개국 이상이 협약을 비준하고, 비준국들의 탄소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55% 이상이 되는 것을 요건으로 한다.

세계에서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양대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며 인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협약을 비준한 국가는 모두 17개국이며 미국과 중국, 캐나다, 멕시코, 호주는 올해안으로 협약을 비준하겠다고 공약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도 올해안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국내 석탄산업 보호를 이유로 협약 비준에 부정적이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의 비준이 없어도 행정부의 권한 만으로도 협약 이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두 정상은 또 미국 업체인 웨스팅하우스가 인도에서 원전 6기(AP1000) 건설에 착수한 것을 환영했으나, 건설비용과 금융조달 문제를 놓고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내년 6월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모디 총리의 방미는 취임 2년만에 네번째이며,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것은 모두 일곱번째다.

오바마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서로 강한 개인적 호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양자관계와 국제적 현안을 놓고도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디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가까운 내 친구``my close friend'"라고 표현하면서 "어깨를 맞대며 계속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인도 관계가 "강한 유대"를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디 총리는 8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예정이며 이어 멕시코로 출국한다.

앞서 모디 총리는 6일 미국에 도착한 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무명용사의 묘 헌화식에 참석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카터 장관과 별도로 회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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