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철강재 가격 오를까…"큰 폭 인상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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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철강재 가격 오를까…"큰 폭 인상 어려울 듯"
  • 최대명 기자
  • 승인 2016.06.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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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최대명 기자]올 상반기 반등에 성공한 국내 철강재 가격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다음 달 국내 실수요 고객사에 파는 열연강판 가격을 t당 3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매달 인상했던 유통 판매가격의 추가 인상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포스코 대치동 사옥.

    

열연은 철광석을 녹여 만든 철판으로 철강 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판재료로 분류된다. 포스코는 유통가격과 실수요 가격을 포함해 다음 달 추가 인상분까지 합치면 올 들어 열연 가격을 총 15만원 올리게 된다.

현대제철[004020]도 이달 유통 열연강판 가격을 t당 5만~7만원 올렸다. 지난 3월(2만원)과 4~5월(3만원)에 걸쳐 열연 가격을 올린 현대제철은 올 누적 인상분이 최대 12만원에 이른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직원이 고로 앞에서 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자료]국내 업체의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고강도 구조조정과 큰 관련이 있다. 국내 철강 가격은 중국 철강 가격 변화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중국은 철강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까지 철강 생산량을 1억~1억5천만t 감축하겠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은 공급량을 줄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철강재 가격이 올라갔다. 지난 5년간 끝없이 추락하던 국내 철강재 가격은 이에 힘입어 올 상반기 상승할 수 있었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다시 공급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어 올 하반기 중국 철강 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달 14일부터 7일간 철강 135만t 규모의 감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업이 차질없이 마무리되면 감산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은 올 하반기에 반영된다.

철강재 가격이 올라야 국내 업체는 실적 개선에 힘을 얻을 수 있다. 포스코가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량(3천534만t)을 기록하고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0% 감소한 것은 철강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중국에서 철강 수요와 공급 문제가 개선되면서 8월 말부터 중국산 철강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며 "따라서 올 4분기부터 현대제철 주력 철강 제품의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은 올 하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오른 8천5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현욱 연구원은 또 "포스코 하반기 실적도 상반기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철강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하반기 가격 인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 원가가 하락함에 따라 가격 인상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제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은 반등에 성공한 지난주 전까지 6주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가격 상승은 중국 철강재 생산도시인 탕산시의 환경규제 강화로 생산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요인이라 철광석 가격이 다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구조조정에도 철광석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국내 업체들은 하반기에 철강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하반기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직원이 고로 앞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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