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김수아 기자]엔화 고공행진에 일본 근원물가가 3개월째 하락하면서 일본은행의 추가완화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은 1일 일본의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0.4% 하락을 점쳤던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와 일치했다.
하락 폭은 전달(-0.3%)보다 확대돼 2013년 3월 -0.5%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하락행진이 3월(-0.3%), 4월(-0.3%)에 이어 3개월째 이어지면서 일본은행에 추가완화 압박이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근원물가는 가격 변동이 심한 신선식품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근원물가의 하락행진은 일본을 디플레이션 불안에서 끌어내 물가목표치 2%를 달성하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얼마나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 보여준다고 통신은 말했다.
더군다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가치가 지난달에만 8% 치솟으면서 수입가격과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릴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요시유키 수이몬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물가는 당분간 마이너스영역에 머무를 것"이라면서 "지난 몇 년간 수입가격을 끌어올렸던 엔화 약세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근원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면서, 일본은행은 오는 28∼2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완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하락해 2013년 4월(-0.7%)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식품뿐만 아니라 에너지까지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였다.
물가 지표는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