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문가들 "브렉시트로 유럽 소프트파워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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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전문가들 "브렉시트로 유럽 소프트파워 약화"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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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외교원, 브렉시트 특별세미나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브렉시트(Brexit) 특별세미나'를 찾은 참석자들이 세미나를 듣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브렉시트(Brexit)의 현황과 이에 따른 정치·경제 등 제반 분야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글로벌 질서와 우리 외교·교역 환경에 불러올 영향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국립외교원은 5일 오후 서초구 청사에서 국내 국제정치·경제 전문가들과 '브렉시트 : 혼란과 기회'를 주제로 이번 사태를 논의하는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패널들은 브렉시트가 EU의 국제적 영향력, 특히 '소프트 파워'를 약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유럽 통합 강화에 새로운 기회가 될지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진우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EU는 지역통합을 통한 번영·평화 등 표방하는 가치에서 오는 소프트 파워로 국제정치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지역통합에 금이 가면 여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잠재돼 있던 외국인혐오, 다문화주의에 반대하는 경향이 표면화됐다"며 "유럽의 정당정치가 전반적으로 우경화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영국이라는 '앓는 이'가 빠지면서 "유럽 통합이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민주성의 제고, EU의 제도적 개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원은 "여론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유럽 기득권 중도 정당의 무능과 태만이 드러난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유럽 선거에서 '유럽' 의제가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기존 정당의 위기, 반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브렉시트로 우리나라와 영국, EU의 교역관계는 물론 대북제재, 영사관계 등에 미칠 영향과 우리의 대응방안도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김흥종 연구원은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이 술렁이지만 별것 아닐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실물 부문에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과 영국이 새로 체결해야 하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영국이 핵심 이해분야인 서비스, 지식재산권 등에서 (기존) 한·EU FTA에 '플러스'를 요구할 수 있다"며 "영국이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혜원 국립외교원 유럽·아프리카연구부 교수는 "영국은 EU 내에서 굉장히 강한 제재를 주장하는 국가였다"며 브렉시트로 EU 제재에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렬 국립외교원 경력교수는 발제문에서 "(영국 및 EU의) 이민정책 보수화에 대한 우려 불식과 불이익 최소화를 위해 영사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영 FTA를 재협상할 경우 전문직 인력의 이동이나 장기 체류자의 편의 확보를 위한 조항을 포함하도록 노력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축사를 한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영국과 EU의 역할 변화 가능성과 이로 인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핵심 국제 행위자들의 상호 역학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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