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네이션에 빠진 대만경제…중앙銀 "정부재정지출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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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네이션에 빠진 대만경제…중앙銀 "정부재정지출 확대해야"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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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대만 경제가 과도한 저축과 수요 부족, 정부의 재정지출 필요성 등 명백히 스태그네이션(stagnation·장기 침체)의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정책적 해법 마련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 대만 가오슝항

대만 중앙은행은 지난달 30일 금리를 4차례 연속 인하한 뒤 통화정책이 지나칠 정도로 성장률 부양에 부담을 지고 있으며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는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취임한 차이잉원(蔡英文·여) 대만 총통 정부는 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공무원 연금 개혁 등을 통해 균형예산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은행과 정부가 이처럼 정책적으로 엇박자를 내면서 3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후퇴하고 있는 대만 경제의 진로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 경제는 아이폰의 판매 부진과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의 취임 이후 양안 관계가 경색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도 급감했다.

펑화이난(彭淮南) 총재가 이끄는 대만 중앙은행은 5일 콜금리를 0.1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그 영향으로 대만 국채 10년물 금리는 거듭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콜금리는 향후 정책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지표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응한 15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6명은 대만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9월에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 대만 중앙은행은 구조개혁의 지체, 글로벌 경제 성장둔화와 무역의 축소로 장기적으로 대만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부에 부채 상한선을 올릴 것을 촉구했다.

중앙은행 홀로 모든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대만 경제의 공식 성장률 전망치는 1.06%다. 하지만 국책연구기관인 중앙연구원의 예상이 정확하다면 올해의 실제 성장률은

▲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과 린취안 행정원장

그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

 

마테잉(馬鐵鷹) 싱가포르개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대만 경제가 하반기에 호전되지 않으면 성장률 부양의 부담은 재정정책에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만 정부가 이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린취안(林全)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다음 회계연도 정부 예산 규모가 이미 한도까지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의 추가 확대는 피하겠다는 것이다.

쑤젠룽(蘇建榮) 재정부 차관은 전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여건이 악화한다면 정부가 지출을 늘린다고 해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재정정책에도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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