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 상업용 부동산 대출 거품 우려…1분기 44%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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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들 상업용 부동산 대출 거품 우려…1분기 44% 급증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7.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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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미국의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어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 쇼핑센터와 아파트 단지, 기타 상업용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출한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문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에는 3분의 1 정도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절반 이상으로 올라간 반면에 상업용 모기지 담보 증권의 발행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금융당국이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음에도 이처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 일각에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연방예금보험공사, 통화감독청(OCC) 등은 올해 들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해 "각별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국자들은 은행들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증자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자산 규모가 100억 달러 미만인 소형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증가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이에 크게 노출된 25개 은행은 당국의 압박에 직면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지난 6월 뉴욕의 지방은행인 서퍽 뱅코프가 4억 달러에 피플스 유나이티드에 매각된 경우를 상기시켰다.

서퍽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발생한 부담 때문에 당국의 자본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피플스 유나이티드가 제시한 인수조건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소형 은행들이 당국의 압박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손을 뗄 수도 있어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하락할 리스크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만일 은행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철수하게 된다면 상업용 모기지 담보 증권에 충격을 가해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몇몇 은행 경영자들은 최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억제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분기에 당국이 실시한 서베이에서도 다수의 은행은 실제로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모건스탠리는 그러나 서베이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형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억제하는 반면에 소형 은행들은 소극적인 자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가 200억 달러가 넘은 은행들 가운데 5분의 2가 아파트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여신 기준을 다소 강화했다고 답했지만 소형 은행들의 경우는 5분의 1에 그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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