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터키 금융시장…쿠데타 후폭풍에 투자자들 '얼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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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터키 금융시장…쿠데타 후폭풍에 투자자들 '얼음장'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7.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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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터키 쿠데타 시도로 금융시장에 예상되는 후폭풍에 투자자들이 얼어붙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마켓워치 등이 18일 전했다.

올해 들어 터키는 신흥시장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승승장구했기 때문에 충격은 더 크며, 신흥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터키 리라화는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 현재 전주말보다 1.5% 반등한 달러당 2.97리라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터키 리라화는 지난 15일 오후 10시(현지시간) 군부의 쿠데타 시도 이후 달러 대비 4.8% 폭락한 달러당 3.02리라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기준 낙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다른 신흥시장 통화가치도 떨어졌다.

▲ 터키 이스탄불 시내

주말이 끝난 18일 터키 금융시장 개장은 투자자들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군부와 사법부 재장악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보이는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스트라지 포트포이 부락 세틴세커 펀드매니저는 "정치적 위험이야 항상 염두에 뒀지만, 실제 소식을 들었을 때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면서 "외국인투자자라면 단기간에 터키시장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은 터키에 73억 달러의 자금을 집어넣었다. 작년 같은 기간 32억 달러가 순유출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마이클 호웰 크로스보더 캐피털 이사는 "최근 터키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추세가 뒤바뀌어 시장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는 올들어 신흥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시장 중 하나였다.

터키의 종합주가지수인 보르사이스탄불100지수는 올 들어 15.5% 상승해 MSCI신흥시장지수(11%)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터키의 5년물 국채 금리는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가장 낙폭이 컸고, 터키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었다.

터키 외에 신흥시장도 지난 5개월간 상승 랠리를 펼쳤다. 특히 신흥시장 채권펀드로는 이번 달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었다.

레나 코미레바 G+이코노믹스는 "터키가 신흥시장 3대 채무국 중 하나인 것을 감안하면, 리라화와 터키 자산에 대한 위험프리미엄은 투자자 심리에 연쇄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알바이스 마리노 크레디트스위스 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신흥시장에서는 정치적 위험이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면서 "최근 신흥시장으로 자금 순유입은 선진시장의 전망이 악화했다는 의미지, 신흥시장이 개선됐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터키 중앙은행은 오는 19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하루짜리 대출금리를 9%에서 8.5%로 0.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브렌 키리코글루 아크뱅크TAS 투자전략가는 "정책결정자들은 월요일 개장 이후 터키의 부도 위험과 단기금리 전망에 대한 판단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터키 이스탄불 탁심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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