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푸젠에 6조원 규모 반도체공장 착공…반도체 국산화 '위협'
상태바
中 푸젠에 6조원 규모 반도체공장 착공…반도체 국산화 '위협'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7.19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중국이 '반도체 굴기(堀起·우뚝 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반도체업체 인수·합병(M&A)에 이어 반도체 국산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푸젠(福建) 진화(晉華) 집적회로공사는 지난 16일 대만의 2위 웨이퍼파운드업체인 롄화전자(UMC·聯電)와 함께 취안저우(泉州)시 진장(晉江) 스마트장비산업단지에서 D램 반도체 공장 착공식을 했다고 중국 화신[010690](和訊)망이 18일 보도했다.

1기 라인 투자규모는 370억 위안(6조2천억원)으로 오는 2018년부터 9월부터 32나노 제품을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6만 장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5년 안에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다.

   

진화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번 투자에는 중국과 대만의 두 업체뿐만 아니라 푸젠성전자정보그룹, 취안저우시 및 진장현 정부도 함께 참여한다.

중국 정부의 13차 5개년 경제개발규획(2016∼2020년)상 반도체 국산화 계획의 하나로 이뤄지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중국 정부 반도체산업기금으로부터 30억 위안(5천억원)이 지원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 비전을 통해 2025년까지 모바일과 통신장비에 각각 쓰이는 반도체의 40%와 80%를 스스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시장은 1조2천억 위안(203조4천억원)으로 세계 최대 규모지만 지난해 웨이퍼 수입액이 2천300억 위안으로 원유 수입액을 넘을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심해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반도체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착공식에 참석한 천자오슝(陳肇雄)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은 "반도체는 경제사회 발전을 지지하고 국가안전을 보장하는 전략산업"이라며 "이 공장은 푸젠과 대만간 반도체 산업 협력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의 양대 반도체업체인 베이징 칭화유니(紫光)그룹과 우한신신(武漢新芯·XMC)도 메모리 국산화를 위해 각각 800억위안과 1천600억위안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두 업체는 또 생산, 공장건설, IC설계 분야에서도 제휴하기로 하고 미국 마이크론과 기술라이선스 취득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칭화유니로 옮긴 대만 D램 업계의 대부 가오치취안(高啓全) 전 난야 사장이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칭화유니는 또 올해초 미국 래티스반도체 6% 지분과 애플의 칩공급상인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의 3% 지분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는 등 해외 반도체업체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중국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서도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국산화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카모토 유키오(坂本幸雄) 전 일본 엘피다 사장이 설립한 반도체 설계업체 '시노 킹 테크놀로지'는 허페이시 정부와 공동으로 8천억엔(약 8조3천억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005930], SK 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3강의 과점 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시노 킹 테크놀로지는 일본(칩 설계), 대만(양산기술 및 공장운영), 중국(자금 및 생산실무) 등의 국제분업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그동안에도 메모리반도체를 계속하려고 해왔는데 그런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중국이 당장 국내 업체들처럼 높은 수준의 미세공정을 적용한 제품, 즉 하이엔드 제품을 내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은 범용제품 시장을 겨냥해 반도체 국산화에 첫발을 떼려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 일본보다 늦게 반도체를 시작하고도 따라잡았듯, 중국도 현재 격차가 있다고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한국 반도체업체도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추격해오는 중국 반도체산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