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中대륙…18년 만의 대홍수로 도시 마비
상태바
물에 잠긴 中대륙…18년 만의 대홍수로 도시 마비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22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중국이 18년래 최악의 대홍수로 100명 이상이 실종 또는 사망하고 만리장성까지 일부 훼손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는 최근 중국 남부지역의 홍수 피해에 이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중국 동북부 지역으로 옮겨간 장마전선은 또다른 인적, 물적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동안 경기 부양에 힘써온 중국 정부로서는 대규모 홍수 피해로 농산물 가격 급등 등이 불가피해 올해 3분기 안정적인 경제 운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 中 북부 18년만의 대홍수…75명실종·사망지난 18~21일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산둥(山東), 허난(河南), 산시(陝西), 간쑤(甘肅) 등 중국 북방 6개 성(省) 지역에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이들 6개성의 35개시 131개현에서 173만1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3명이 사망, 62명이 실종됐고 6만8천명이 긴급 대피했다. 가옥 1천200여채 침수됐고 농작물 피해만 최소 8억4천위안(한화 1천435억원)에 달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홍수로 물에 잠긴 산시성 왕롱현 도로에서 한 남성이 교통 경찰을 도와 차단 펜스를 치우는 모습.

          

◇ 中 중북부지역 폭우 강타…이재민 수백만명

중국 기상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산둥(山東), 허난(河南), 산시(陝西), 간쑤(甘肅) 등 북방 6개 성(省) 지역에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허베이성에서만 2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6개 성 지역 전체 이재민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실종자도 불어나고 있다. 민정부는 전날 오후 북방 6개 성의 사망·실종자가 75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중국언론들은 21일 이 지역의 사망·실종자가 이미 1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8시 현재 허베이성에서만 86명이 사망, 실종했다.

베이징, 톈진 등 수도권 지역과 허베이, 산시, 허난 지역은 폭우가 쏟아져 많은 농작물이 침수되고 기반 시설이 훼손됐다.

베이징의 경우 가랑비가 지난 19일 저녁부터 폭우로 돌변해 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금지됐고 고속열차 등도 서행을 해야 했다.

베이징 터널 등 도로가 1m가량 잠겨 고인 물을 빼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베이징이 이번 폭우로 일부 도심 기능이 마비된 것은 비가 많이 오지 않는 지역이라 배수 시설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갑자기 1년 치 폭우에 맞먹는 비가 내리면서 도시 전체가 물난리가 난 셈이다.

중국 인터넷에는 이번 폭우로 베이징 근교에 있는 만리장성의 보호 옹벽 일부가 무너졌다는 등의 소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허베이 한단현 우안시의 경우 24시간 동안 406㎜, 스좌장시는 228.6㎜로 기록적인 폭우가 덮쳤다.

후베이성 언스(恩施)시에서는 20일 천연가스 공급관 폭발 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허난성 안양(安陽)시에서는 저수지가 한계 수위를 돌파, 9만8천 명의 시민이 긴급 대피했고, 후베이성 톈먼(天門)시에서도 제방 붕괴로 주민 3만4천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 중국 허베이성 우한의 거리

 

◇'물폭탄', 동북지역으로 이동…북한도 비피해 가능성

21일 베이징과 톈진 모두 열차가 정상 운행되기 시작했으며 베이징은 21일 오전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하면서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고 있다.

중국언론들은 이번 홍수 사태와 관련해 지난 2012년 7월 21일 베이징을 강타했던 폭우와 지난 19~20일에 내린 집중호우를 비교하고 있다.

2012년 당시 20여시간 동안 시간당 100.3㎜ 폭우가 쏟아진 반면 이번 폭우는 시간당 56.8㎜로 적었지만 무려 42시간 동안 내려 '7.21 폭우'보다 강도가 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언론은 이번 집중호우가 1998년 이래 최악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 중국 창장 유역에서 시작된 비피해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장마전선이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 등 동북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이 지역에서의 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중국 톈진의 아파트촌

불과 하루만에 평균 70㎜ 이상의 비가 내린 랴오닝성의 경우, 이번 폭우로 상당수 고속도로가 전면, 부분 폐쇄됐다.

주요 도로 곳곳이 침수피해를 입으면서 대중교통도 일부 마비됐다.

특히 랴오닝성 항구도시인 후루다오(葫芦島) 지역에는 21일 오후 7시까지 394㎜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 2천179곳, 교량 376개, 주택 5천976채가 파괴됐다고 중국언론은 전했다.

특히 후루다오 쑤이중(綏中)현에는 4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번시(本溪), 단둥(丹東), 안산(鞍山), 푸순(撫順)에는 21일 밤에도 악천후로 강한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랴오닝성 기상대는 오는 22일 오전 이들 지역에 대해 폭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선양(瀋陽)에서도 이번 폭우로 지하철 운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폭우로 랴오닝성에서 12만6천여 명의 주민이 안전지대로 대피했으며 이 중 5만여 명이 후루다오 주민들이었다.

성정부는 랴오허(遼河) 등지에 건설된 홍수조절댐 3곳의 방류량을 최대로 늘려 초당 1천720㎥의 물을 내려 보내고 있다.

동북지역으로 이동한 이번 장마전선은 북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오전 10시 발표한 '폭우경보'에서 21일 오후 2시∼22일 오후 2시 사이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 동북부, 지린성 동남부 등지에 대폭우(100∼150㎜)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홍수와 관련해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중국 기후에 이상이 생겨 홍수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 주석은 국민의 생활 안전을 위해 구조와 구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치수 시스템의 실제적인 구현과 날씨 변화 등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통한 홍수 제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제방 등에 대한 보강을 통해 홍수 위험을 최소화하고 인민해방군과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해 구조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 물에 잠긴 베이징 거리

 

◇ 폭우로 중국 경제 영향은…전망 엇갈려

중국의 이번 홍수는 가뜩이나 경기 부양에 목을 매는 중국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홍수 재건 사업 등으로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경기 둔화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폭우가 남부에서 북부 그리고 동북부로 이어지면서 농작물 등의 피해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98년 이래 최악의 홍수로 중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올해 4분기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봤다.

이 홍수로 3분기 GDP가 0.2% 포인트 정도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으며 주로 농업 분야 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노무라는 홍수 피해 재건 사업으로 중국의 하반기 GDP 성장률이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오양(趙陽)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남부 지방의 홍수 뒤 사회 기반 시설 투자와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무라는 사회 기반 시설 투자 효과를 반영해 중국의 3분기와 4분기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의 5.7%와 5.5%에서 각각 6.2%와 6.5%로 수정했다.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홍수 재건 효과는 단기적이며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는 여전히 둔화 압력에 직면해 있다"면서 "경제 성장의 질적인 측면은 악화했으며 장기적인 경기 둔화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中베이징에 홍수 경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