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짝퉁 와인·짝퉁 주정으로 연간 1조5천억원 재정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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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짝퉁 와인·짝퉁 주정으로 연간 1조5천억원 재정 손실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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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유럽 국가들이 짝퉁(가짜) 명품 백이나 짝퉁 명품 의류 뿐만 아니라 짝퉁 와인이나 짝퉁 주정(술의 원료) 등 이른바 밀주로 인해서도 적잖은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28일 드러났다.

유럽연합지식재산권청(EUIPO)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와인이나 주정이 불법적으로 거래돼 유럽 국가들이 한 해 12억 유로(한화 1조5천억 원)의 재정 손실을 보고 있고, 이 분야에서 최소 4천8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짝퉁 와인은 전체 합법적으로 판매된 것의 2.3%, 짝퉁 주정은 전체 판매량의 4.4%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로 인해 EU 28개 회원국은 와인이나 주정에 부과하는 가계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비세 등을 제대로 징수하지 못해 연간 12억 유로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가장 손실이 큰 나라는 스페인(2억6천300만 유로·한화 3천287억 원)이었고, 독일(1억6천200만 유로·2천25억 원), 프랑스(1억3천600만 유로·1천700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또 경제 위기로 인해 재정 지출 삭감 정책을 펴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거나 세원을 확대하기 위해 주류에 부과하는 세금을 추가하거나 기존 세율을 인상하자 소비자들이 합법적인 제품보다 가격이 싼 블랙마켓으로 발길을 돌려 주류 암거래 시장이 매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에 부과되는 소비세만 따져도 위스키 등이 유명한 영국의 세수 손실액은 매년 1억9천700만 유로(2천462억 원),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세수 손실액은 1억 유로(1천250억 원), 맥주로 유명한 독일은 1억4천만 유로(1천750억 원)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어 보고서는 EU에서 '짝퉁 주류'로 인해 4천800명이 직접 영향을 받아 일자리를 잃고 있고, 시장 전체에 대한 간접적인 영향까지 따져보면 상당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시장에서 발생하는 연쇄효과까지 고려하면 농업 분야 8천600명, 식품 분야 1천300명 등 유럽에서 모두 1만8천500명이 (짝퉁 와인이나 짝퉁 주정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밝혔다.

또 와인이나 주정 생산 업체는 대부분 근로자 1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어서 피해의 심각성은 더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짝퉁 주류는 국가의 조세수입이나 기업의 이익은 물론 소비자들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EU가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술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메탄올로 만든 가짜 주류를 마시고 체코와 슬로바키아, 폴란드에서 4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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