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 위기'…7월 고용 증가폭 2009년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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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고용 위기'…7월 고용 증가폭 2009년 이후 '최악'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6.08.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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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정상진 기자] 국내 고용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의 고용 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자, 조선, 철강 등에서 고용이 많이 줄어들어 고용 증가 폭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천253만 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만 5천명(2.9%)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율은 업종별로 차이가 컸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대표적인 저임금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으로 증가율이 13.9%에 달했다. 이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0%), 도·소매업(5.8%) 순으로 높았다.

증가율이 가장 낮은 업종은 모든 업종 중 임금이 가장 높은 금융보험업으로 증가율이 0.5%에 그쳤다. 이는 6월 증가율(0.7%)보다 더 낮아진 수치다.

 

전체 업종 중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도 증가율이 0.5%에 그쳤다. 고용 증가 폭은 1만 6천명으로 2009년 11월(6천3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고용의 14.4%를 차지하는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는 7월 고용규모가 2만 1천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9월 고용규모가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감소해 올해 7월 고용규모는 51만 3천명에 그쳤다.

이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다 못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휴대전화, LCD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속속 이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 LG 등 IT 분야 대기업은 국내에서의 생산을 점차 줄이는 대신 중국, 베트남 등에서의 생산을 늘리는 추세다.

세계 시장의 IT 제품 수요 증가세가 점차 둔화해 수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는 조선업의 고용도 급감했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해 말까지 고용이 늘었다. 그러나 선박 수주 감소 등 경기 악화로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 7월에는 가장 큰 규모의 감소 폭(-1만 8천명, -8.8%)을 나타냈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지난해 말 고용규모는 21만 명에 달했으나, 올해 7월에는 19만 1천명까지 줄었다.

철강 등 '1차 금속산업'은 중국의 성장과 조강생산량 감소 등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고용이 크게 줄다가 지난해 중반 이후 안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고용 감소세는 이어져 7월에도 고용규모가 2천600명 감소했다.

철강 분야는 미국의 '관세 폭탄' 등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도 업황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7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7만 9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9% 줄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38만 8천명으로 0.4% 감소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은 3천958억원으로 0.6% 줄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전자, 조선, 철강 등 제조업 부문의 고용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며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금융 부문의 고용 증가 폭이 둔화한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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