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채식주의자' 독일 출간…현지 언론 뜨거운 반응
상태바
한강 '채식주의자' 독일 출간…현지 언론 뜨거운 반응
  • 원아름 기자
  • 승인 2016.08.24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에 실린 '채식주의자' 서평.

[코리아포스트 원아름 기자]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최근 독일에서 출간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국문학번역원이 24일 전했다.

'채식주의자'는 독일어 전문 번역가 이기향 씨의 번역으로 독일 베를린에 있는 아우프바우(Aufbau) 출판사가 이달 중순 출간했다. 아우프바우 출판사는 1945년 설립된 이래 브레히트, 카프카, 릴케 등 독일의 대표 작가뿐 아니라 도스토옙스키 등 세계 문학 거장들의 작품을 펴낸 독일어권의 저명한 출판사다.

출판사는 현재 홈페이지 메인 화면 윗부분에 '채식주의자' 표지를 띄워놓았다. 또 출판 이전부터 온라인 독서클럽 등 사이트에 작품 발췌본을 제공해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해 왔다.

책이 출간되자 독일 대표 주간지 '슈피겔'을 비롯해 주요 일간지들과 라디오, 텔레비전 등 방송 매체에서 이 책을 비중 있게 다뤘다.

슈피겔은 지난 15일자에 '채식주의자' 서평으로 "190쪽 정도밖에 안 되는 이 짧은 책은 카프카의 '변신'을 생각나게 한다. 카프카의 책과 마찬가지로 독자는 '채식주의자'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이 책은 사회가 인간을 정상적인 삶이라 불리는 범주에 맞춰 넣을 때 생기는 폭력에 대한 비유이다"라고 썼다.

▲ 독일에서 출간된 '채식주의자' 표지.

주요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지난 17일 "올해 최고의 문학적 발견",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작가가 쓴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 첫 몇 문장만 보고서도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의 내 모습이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예감되는 책이 아주 가끔 있다. '채식주의자'는 바로 그런 책이다"라고 평했다. 같은 날 다른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는 "'채식주의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다"라고 격찬했다.

라디오 방송 '도이칠란트 라디오 쿨투어'는 "식물적 저항과 전복적 감성으로 가득 찬 이 작품은 자기 인식의 의무와 자신의 고유한 의미를 지킬 권리를 옹호하고 꿈꾸며 반항할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라고, '북독일방송'은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집요하게 마음을 파헤치는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또 독일의 공영 방송 '체데에프'(ZDF)는 오는 26일 방영될 문학 토론 프로그램에서 한강의 작품을 이탈리아 작가 엘레나 페란테, 2009년 퓰리처상 수상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미국의 인기 작가 엠마 클라인의 작품과 함께 다룰 예정이다.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 문학 토론 프로그램은 작품이 소개되는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현지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프로그램이다.

'채식주의자'는 지난 5월 영국의 최고 권위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해 영미권과 유럽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