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인상 12월로 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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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금리인상 12월로 또 연기?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9.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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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흐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할 수 있는 분위기만 다져놓으면, 국내 지표가 엉망으로 나오거나 중국·영국 등에서 대외악재가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달에도 8월 고용지표와 제조업 생산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장 안팎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었다.

결국 올해도 지난해처럼 12월에 딱 한 차례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꽤 있었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일주일만에 반전했다.

인상설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고용지표였다.

미국 노동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 증가량은 15만1천개로 예상치를 한참 밑돌았다.

6월 신규 고용 증가량이 28만7천개, 7월에는 27만5천개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8월 신규 고용 증가량이 18만5천명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 설문조사에서도 18만명 선이 될 것이라는 게 공감대였다.

고용지표 부진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작아졌다.

여러 시장 전문가들은 신규고용이 적어도 20만명은 돼야 연준이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존 브릭스 전략부문장은 "우리는 (신규고용 증가량이) 20만명, 22만5천명, 25만명이 될 것인가에 관해 이야기해왔다"고 말했다.

바로 전날 발표된 제조업 지표도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조사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인 50을 하회했다.

제조업 PMI는 7월 52.6에서 49.4로 급락하면서 2014년 1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표 부진 영향으로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흐려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일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21일 FOMC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32%로 내다봤다.

이는 딱 1주일 전인 지난달 26일에 점친 인상 가능성 42%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당시 2016년에 무려 4번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큰 포부를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FOMC 직후 발표된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연 4회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1.5%까지 올릴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 17명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첫 인상 시기가 될 줄 알았던 3월부터 대외악재가 몰아쳤다.

2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저유가 현상이 심화했고,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은 3월 금리를 동결했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은 4월 FOMC 정례회의록을 통해 6월 금리 인상이 타당하다는 발언이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애틀랜타, 댈러스의 연방은행장들도 금리 인상에 힘을 보태는 발언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6월 인상 가능성이 23%에서 34%로 뛰었고, 미국 10년물 국채와 달러 가치까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투표 때문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또 5월 신규고용 증가량이 3만8천 개로 급감하는 '고용 쇼크'가 발생하면서 6월 인상 역시 무산됐다.

이후 나온 것이 9월 인상설이지만, 이번에는 고용과 생산성 지표가 내려앉으면서 다시 기대가 식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에도 금리 인상 시점을 계속 미루다가 12월에야 실제로 인상을 단행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하반기가 되면 기준금리의 인상이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스탠리 피셔 부의장도 2015년 안에 인상이 거의 확실하다며 시장에 신호를 보냈다.

지난해에 가장 유력했던 것은 9월 인상설이었지만 8월에 갑작스러운 중국 증시 폭락과 위안화 깜짝 절하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면서 없던 일이 됐다.

당시 글로벌 경제가 급격히 침체하자 연준은 이례적으로 회의록을 통해 "중국과 다른 신흥국가들에서 발생하는 상황이 달러화의 추가 상승과 석유 등 다른 상품들의 가격을 낮추게 하는데 우려(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2월에야 9년여 만에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옐런 의장의 말을 지킬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올해도 12월에 한 차례만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지표도 문제지만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도 걸림돌이다.

대선이 마무리되기 전에 연준이 경제 전반을 흔드는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의 두 번째 금리 인상이 대선이 끝나며 더 많은 근거 데이터가 확보된 12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