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총책 나바로 내정에 中 "무역 전쟁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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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총책 나바로 내정에 中 "무역 전쟁 준비해야"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12.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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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중(對中) 강경파' 피터 나바로 교수를 국가무역위원장에 내정하자 중국이 관영 매체와 관변학자들을 총동원해 강한 경계심과 함께 미·중 무역 전쟁을 우려하고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내각에 중국 비판자들을 대거 포진함에 따라 내년부터 잦은 무역 마찰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인식에서다. 경기 침체로 내년 재정까지 대거 투입해 경제 활성화를 노리는 중국 정부로선 '나바로 변수'가 달갑지 않은 상황으로 내년 경제 성장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3일 '트럼프가 대중(對中) 무역 비판자를 뽑았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정책을 전담할 국가무역위원회(NTC)를 신설하고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내정함으로써 무역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댜오다밍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나바로 교수가 2006년까지는 중국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야 '중국 위협론'을 제기했다면서 "이는 나바로 교수가 중국 전문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며 그가 국가무역위원장에 내정된 것은 중국에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人民)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 파트너, 동맹, 인접국 그리고 이슬람 국가와 분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이 미국의 무역분쟁에서 첫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창룽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 잠재적인 무역전쟁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하며 미국에 대해 압도적인 우위를 가진 분야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면서 미국은 철강 분야에서 중국에 매우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봤다.

▲ 사진=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에 지명된 나바로 교수.(연합뉴스 제공)

댜오다밍 연구원은 "미·중간에 무역 마찰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아직 취임하지 않았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매파(鷹派) 학자의 백악관 진입, 미·중 함께 손해 볼 확률 커져'라는 제하의 사평(社評)에서 "트럼프의 나바로 지명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신호로 미국이 향후 신중하지 못한 무역 보호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나바로는 대만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인물로 많은 중국인은 그를 반(反)중국 학자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나바로에게 중요 직책을 맡겼다는 것은 중국에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며 트럼프 진영이 대중국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환상을 버리고 트럼프 정부의 어떤 공격적인 움직임에도 맞설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트럼프 정부의 압력을 견딜 만큼 강력하며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에 건드릴 경우 중국은 미국과 결전을 준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의 정치 체계가 자정 작용을 할 것으로 믿으며 세계 질서를 흔들고 미국 이익만 챙기는 외교 정책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망(人民網)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주변을 중국 비판자들로 채우고 있으며 이들 비판자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미·중 관계가 복잡하지만 상호 이익이 되며 그 반대의 길을 가면 상호 파괴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미·중 무역 관계가 향후 복잡하게 꼬일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쇼핑몰을 5년 만에 다시 '짝퉁 시장' 블랙리스트에 올려 중국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1일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를 가짜제품 판매와 지적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악덕시장'(Notorious Markets)' 업체로 분류했다.

마이클 에반스 알리바바 그룹 사장은 "알리바바의 가짜 상품 척결 노력을 무시하고 USTR이 타오바오를 악덕 시장 업체로 분류한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USTR의 이번 결정이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인지 최근 양국 간 정치적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의심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중은 양국 기업들이 활동하는데 공정하고 공평한 무역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번 일은 미국 내 알리바바의 평판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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