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號 기업은행, 창립 최초로 해외 은행 M&A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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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號 기업은행, 창립 최초로 해외 은행 M&A 나서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7.01.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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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정상진 기자] 김도진 행장을 새 수장으로 맞은 IBK기업은행이 창립 후 처음으로 해외 은행의 인수합병(M&A)에 나선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취임식을 마친 뒤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해외진출 구상을 드러냈다.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해외이익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동아시아 금융벨트'의 완성을 주요 전략으로 내건 바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27개의 해외 지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16개가 중국의 현지법인 분·지행으로 사실상 중국에 해외진출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시아에는 지점과 사무소 7곳을 산발적으로 운영하는 수준에 그친다.

1990년대 중반 싱가포르 지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사무소,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 등을 열었으나 1998년에 폐쇄했다.

▲ 사진=새로 취임한 김도진 제25대 IBK기업은행장.(연합뉴스 제공)

김 행장은 "중국에서 수익률이 그리 높아지지 않고 있으며,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수도 정체 내지 감소 추세라 '새로운 중국'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진출을 모색 중이며, 조만간 결실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진출의 방법으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 있는 현지 은행 M&A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1996년 사무소 형태로 진출했다가 1998년 IMF 사태 이후 철수했는데, 그 이후 현지 당국에서 신규 진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며 "이제는 M&A를 통해서만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립한 지 55년이 넘은 기업은행이 해외에서 은행 M&A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어서 김 행장의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미 우리은행의 우리소다라은행, 신한은행의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등이 현지 은행의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어 앞으로 국내 은행들 사이의 각축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은 아직 M&A 대상 은행을 선정하지는 않은 상태로, 올해 현지 조사를 거쳐 적절한 대상 은행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김 행장의 추진력으로 미뤄볼 때 구체적인 성과를 곧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005년 새로 개설된 인천 원당지점의 지점장으로 부임했을 때, 지점 내 TV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사비로 TV를 구입한 것이 김 행장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라며 "당시 지점의 TV에 주변 점포들의 광고를 만들어 틀어주는 등 공격적인 영업으로 신설 지점을 1위로 끌어올린 바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에도 M&A가 내부적으로는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외부 공개는 조심스러웠다"며 "김 행장이 직접 계획을 밝힌 만큼 추진력 있게 밀어붙이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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