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옷 사서입는다고? 싸게 빌려입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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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옷 사서입는다고? 싸게 빌려입어라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7.03.01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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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정미 기자] 일본에서 최근 의류 대여서비스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다양한 품목에서 중고품 시장이 일반화돼 있다. 패션 대여서비스가 인기를 얻는 점 역시 이러한 시장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패션 대여서비스 시장 성장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코리아포스트는 일본 의류 대여서비스 시장을 조망하고 국내 시장 가능성에 대한 코트라의 의견을 들어봤다.  

1일 코트라 등에 따르면 일본 패션시장 규모는 9조6000억 엔(약 96조 원), 그 중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부분은 7250억 엔(약 7조25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현재 일본 패션 대여사업의 시장규모는 약 1000억 원대에 불과하지만 최근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는 기업이 다수 등장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서 매일 입는 평상복을 정액제로 무제한으로 빌릴 수 있는 서비스가 화제가 되면서 시장 성장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까지 일본의류 대여 서비스는 관혼상제 등 특별한 행사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뜨는 의류대여 서비스 업체는 어디?

세부적으로 남성 전용 패션 대여서비스 'leeap'의 경우 월 1만2700엔(약 12만7000원)으로 캐주얼 복장(옷+패션아이템) 2세트가 집으로 배달되고, 기간 내에 반송하면 또 다른 세트를 무제한으로 빌릴 수 있다. 

전문 스타일리스트와 LINE을 통해 용도나 행선지, 취향 등을 공유하면 스타일리스트가 어울리는 옷을 보내준다. 한 번 보내주는 의류 세트의 일반 판매가는 3만~6만 엔(약 30~60만 원)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

▲ 남성 전용 캐주얼 대여서비스 'leeap' 코트라=제공

30~40대의 직장인 이용자가 주 고객층이며, 특히 자신이 입을 옷을 고르는 일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여서비스뿐만 아니라 마음에 든 옷을 구매할 수도 있다. 

서비스 개시 2년이 지나자 이 서비스를 통해 코디한 복장을 구매하는 수요가 차츰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수익모델이 되고 있는 상태다.  
 
여성을 위해  여성 전용 대여서비스 'airCloset'도 눈길을 끌고 있다.   

2015년 2월에 시작된 대여서비스로, 현재 회원 수는 약 10만 명이다. 주요 고객층은 30대 직장인 여성으로 분석되고 있다. 

▲ 여성 전문 패션대여서비스 'airCloset' 코트라=제공

좋아하는 패션스타일, 이미지를 등록하면 전문 코디네이터가 선정한 옷과 패션아이템을 세트로 3벌 보내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평가와 추가요청 사항을 기재해 반송, 그것을 반영한 새로운 옷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월정액 서비스로 운영되며, 반환 기한이 없고, 반환 시 세탁할 필요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2개월 미만의 짧은 주기로 신상품을 사들여 고객의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대여뿐만 아니라 구매도 가능하다.
 
◆ 패션대여 전문 애플리케이션 등장  
 
패션사이트 ’Let Me Know‘에서는 2016년 12월에 스마트폰을 통한 패션 대여서비스를 오픈했다. Let Me Know는 자사 브랜드를 갖고 있는 패션기업으로, 판매와 함께 대여사업에 종사하기 시작한 것. 

해당 사이트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메차카리’를 통해 실제 모델이 착용한 대량의 코디네이트 사진을 참고해 1번에 3벌을 빌릴 수 있다. 

월 5800엔(약 5만8000원)의 정액 요금을 내면 이용기간 중 총 3벌의 범위 내에서는 몇 번이든 교환이 가능하다. 반환용 전표와 봉지가 같이 달려있어서 반환 시에는 세탁을 하지 않고 가까운 편의점에 그대로 내놓으면 완료된다.  

빌려주는 옷이 모두 새 옷인 점이 큰 특징이며, 반환된 옷은 검사 후에 중고 옷으로 이 회사가 운영하는 별도 사이트에서 판매된다.

메차카리는 오픈 약 1개월 만에 회원 수 약 5000명을 기록, 그 중 60%는 기존에 Let Me Know를 이용해본 일이 없는 고객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장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는?

이제 성장세에 들어선 의류 대여 서비스업의 경우 신규 고객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 업종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 확보하는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
 
airCloset사는 일본을 대표하는 부동산 중개기업 '에이블'과 협업, 에이블을 통해 임대 계약을 한 여성 고객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USTINA사는 셰어하우스를 대여하는 ‘DK하우스’와 손을 잡고, 셰어하우스 안에서 의류 대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 도메인 서비스기업 GMO그룹(2000년 창업, 매출액 약 1조4000억 원)은 직원 복리후생의 하나로 의류대여 기업 ’EDIST. CLOSET‘과 계약해 대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의류 대여 서비스가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정기적으로 전문가에게서 개별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점"이라며 "‘개인전용 코디네이터’는 일반 고객이 접하기 어려운 서비스였으나, 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스타일리스트를 활용, 전문가가 고른 옷을 입을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옷'은 옷가게나 백화점에 가서 입어본 후 마음에 든 옷을 산다’는 기존의 상식이, 전자상거래 및 스마트폰 등 IT기술의 보급으로 인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패션 대여서비스의 활성화 역시 이러한 경향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류대여서비스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패션 및 의류 대여서비스가 한국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아직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남이 썼던 중고제품에 대한 폄하가 심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한 때 중고 제품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가격메리트가 낮아지면서 중고시장의 경우 다시 침체된 상태다.  

실례로 중고서적 매입/판매 기업 'BOOK OFF'는 9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며, 매출 765억 엔(약 765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일본시장에서는 완전히 자리를 잡은 기업이지만, 한국 진출은 실패(2006년 진출, 2014년 폐업)했다.

코트라 일본후쿠오카무역관의 고충성 연구원은 "중고품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지 않은 한국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며 "중고제품(옷, 가전제품, 가구, 스포츠용품, 잡화 등)이 거래되는 리사이클 숍이 일본에서는 약 2조5000억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도 최근 장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최근 렌탈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의류대여서비스업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자 광범위한 생활용품까지 렌탈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것. 

우선 가전 및 가구 뿐 아니라 특별한 날 입을 정장 등도 대여서비스가 늘면서 렌탈 서비스 시장의 초기성장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최재원 다음 소프트 이사느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옷의 경우 SNS상에서는 렌탈에 대한 관심이 2015년에 전년대비 313% 증가했는데, 결혼식이나 파티 외에 하객과 면접, 업무차 미팅 등을 위한 옷 대여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특히, 옷 중에서도 고가를 자랑하는 패딩이나 겨울 코트와 자켓류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았고 명품 시계 렌탈 서비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품 가방을 전문으로 대여해주는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작년부터 가방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다"며 "최근 여행에 대한 관심 증가로 명품 캐리어도 렌탈해주는 곳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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