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졸한' 中 사드보복…롯데 '사탕'까지 통관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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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졸한' 中 사드보복…롯데 '사탕'까지 통관 불허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7.03.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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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의 사탕 제품까지 통관이 불허됐다.

롯데의 중국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마비됐고 중국의 거대 온라인 쇼핑사이트가 롯데마트관을 폐쇄했으며, 중국 매체들이 롯데 불매운동을 사실상 '선동'하는 등 비이성적인 공격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관영매체들은 롯데 이외에 삼성, 현대 등 한국 기업으로 불매운동을 확산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명 포털사이트 왕이(網易) 뮤직에서 한국 음악 차트만 갑자기 사라졌는가하면 동영상 사이트 PPTV에서도 올해 한국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중단되는 등 문화 금한령(禁韓令)도 거세지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검험검역국은 최근 한국에서 수입된 롯데의 요구르트맛 사탕에서 금지된 첨가제가 적발했다며 소각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칭다오 검역국 측은 식품안전 첨가제 규정에 따라 수입된 롯데의 사탕 600㎏, 300박스에 대해 이런 조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치는 규정에 따른 것이라는 게 중국 검역당국의 설명이지만, 며칠새 중국 내에서 롯데를 겨냥한 사드 보복이 자행되는 가운데 나온 통관불허 조치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 사진=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의 사탕 제품까지 통관이 불허됐다.(연합뉴스 제공)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롯데에 보복할 것인지를 질문받자 "외국 기업은 중국에서 경영할 때 반드시 법과 규정을 지켜야 하며 외국 기업의 중국에서 경영 성공 여부는 최종적으로 중국시장과 중국 소비자에 달려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롯데 사탕 통관불허는 중국이 세밀한 법규정을 들이 대 '트집'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 한국 물품에 대해 관행으로 넘어갔던 검역 절차가 사드 문제를 계기로 부쩍 강화된 것 같다"면서 "모든 규정을 다 들이대면 제대로 통관될 상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일 해킹으로 다운된 롯데의 중국 홈페이지는 이날도 여전히 복구되지 못한 채 불통 상태로 확인됐다. .

롯데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전문가의 진단 결과 바이러스를 이용한 외부 해킹 공격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자사의 롯데마트관을 전격 폐쇄한 중국 인터넷 쇼핑사이트 징동닷컴은 전산시스템 오류에 따른 오해라고 둘러대고 있다.

그러나 징동닷컴의 롯데마트관 폐쇄는 롯데그룹이 27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경북 성주의 골프장을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로 확정한데 이어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사드 보복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 당국의 한류 규제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 젊은층이 주요 고객인 왕이 뮤직의 한국차트가 롯데의 사드부지 발표 후 갑자기 사라졌다. 미국·영국·일본 등의 차트는 그대로인데 한국차트만 감쪽같이 삭제됐다.

소식통은 "왕이 뮤직에서 한국 가요 차트가 갑자기 없어졌다"면서 "최근 사드 문제와 관련한 한류 제한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인 텅쉰(騰迅·텐센트), 아이치이(愛奇藝) 뿐만 아니라 PPTV에는 한국에 관련된 최신 프로그램의 업데이트가 중단돼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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