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이탈리아·프랑스 vs 네델란드·독일…유전자변형작물 놓고 분열하는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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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이탈리아·프랑스 vs 네델란드·독일…유전자변형작물 놓고 분열하는 EU
  • 김광수 기자
  • 승인 2017.04.04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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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내 GMO 재배 금지 국가 및 지역(주황색 표시). 코트라

[코리아포포스트 김광수 기자] 유전자변형작물(GMO)을 놓고 EU가 분열되고 있다. 

EU 의회는 지난달 27일 유전자변형(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옥수수 2종의 신규 재배 허가안과 1종의 재배 허가 연장안 모두를 부결했다.

이에 따라 신규 유전자변형(GMO) 종자는 피오니어(Pioneer) 1597, 신젠타(Syngenta) Bt11임. 몬산토(Monsanto) Mon810은 재배허가 연장안이 부결됐다. 해당 종자는 지난 1월에 부결된 데 이어 이번 2차 표결에서도 재차 부결된 것.
 
하지만 허가안이 압도적으로 부결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EU 회원국 간 GMO에 대한 이해관계 상충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신규 재배허가는 28개국 중 16개국의 반대와 8개국의 찬성, 재배허가 연장은 14개국의 반대와 6개국의 찬성으로 표결된 것. 2차례 부결로 최종 결정은 EU 집행위원장에게로 넘어간 상태다.
 
EU가 2015년 발표한 규정에 따라 EU에서 GMO 재배를 허용하더라도 회원국은 자율적으로 자국 영토 내 GMO 재배 허용 여부와 재배지역 허가를 결정하게 된다.

2017년 기준, 회원국의 약 70%인 총 19개국에서는 여전히 GMO 재배를 금지하고 있다.

자국 내 GMO 재배를 강경하게 반대하는 국가는 농업 주력국가로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아일랜드, 헝가리, 불가리아 등이다.

반면, 네덜란드와 독일은 자국 내 GMO 재배를 금지하고는 있으나, 각기 찬성과 기권표를 행사해 GMO 재배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EU 내 GMO 정책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GMO 재배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탈리아에서도 GMO와 관련해 농업계와 생명과학계는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부결 발표 직후 이탈리아 농부연합(Confederazione Nazionale Coltivatori, Coldiretti)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GMO 재배는 환경뿐 아니라 농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특히 Made in Italy 산업에는 유해한 요소”라고 평했다.

반면, 이탈리아 일각에서는 GMO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함. 이탈리아 생명과학 및 생물자원 연구소는 “이탈리아 축산업에서 GMO사료 의존도는 현격히 증가하고 있다. 우유, 치즈, 육류, 육가공식품뿐 아니라 이탈리아 특산물 인증(DOP, IGP)을 받은 식품에도 GMO가 생산과정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연간 만여 톤의 GMO 콩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이탈리아에서 판매되는 GMO 제품의 8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된 상태다.
 
이에 따라 유전자변형작물(GMO)에 대한 EU 내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덴마크 등 농업 주력국가는 자국 농업 보호와 기술 개발 등을 통한 자체 경쟁력 함양을 위해 일체의 GMO 종자 판매 및 재배를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 국가들이 GMO 작물에 유연한 입장으로 변화함에 따라 현재 회원국의 자율적 결정에 맡겨진 GMO 작물재배 가능 여부는 단일시장 정책에 맞춰 차후 개정 가능성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GMO 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농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미 GMO는 사료나 가공식품에 다수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같은 변화가 EU국가에 건강식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건강식품 수요 증가로 최근 식품에 ‘GMO-free(GMO 미첨가)’ 라벨 부착이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EU차원의 규정은 없는 상황"이라며 "건강식품 수출을 준비하는 한국 업체는 사전에 ‘GMO-free’ 상품 개발을 통해 틈새 시장 진입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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