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일꾼 없고 인건비 오르고"…'마징가'는 '위기의 일본' 구할수 있을까
상태바
[해외시장] "일꾼 없고 인건비 오르고"…'마징가'는 '위기의 일본' 구할수 있을까
  • 이진욱 기자
  • 승인 2017.04.13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좌) 노동배분율과 임금 추이, (우) 건설업 노동자 1일 임금 추이 (자료=(좌)내각부, (우)국토교통성)

[코리아포스트 이진욱 기자]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으로 위기에 빠진 일본 기업이 4차산업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3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16년 10~12월 기준 일본 인건비는 44조4012억 엔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원 1인당 월 평균 임금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2016년 36만5000엔에 도달했다. 건설업, 외식업, IT 분야의 임금 상승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 중 건설업이 가장 두드러지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인건비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력 부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경제활동인구(15~64세)가 크게 줄어든 상황으로 2017년 2월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00명당 일자리 개수를 따지는 통계)이 1.43을 기록했다. 구직자 100명당 일자리는 143개나 되는 것.

또 기업이 효율성을 위해 미숙련 노동자를 저임금 고용한 결과, 기술력을 가진 우수인력이 육성되지 않고 우수인력은 대기업으로 몰린 것. 이에 따라 중소기업에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국데이터뱅크 오키나와 지사가 2017년 3월 발표한 지역 내 기업의 임금인상 이유조사에서 4년 연속 '직원확보'가 1위로 꼽혔다. 

이에 따라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경영 악화일로를 걷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 유명 저가 여행사 '텔미클럽(TellMeClub)'이 지난 3월 파산을 신청했다. 안내원 등 직원 인건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신문광고 등 무리한 홍보비용을 지출해 결국 파산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 '조나단', '로얄호스트(Royal Host)' 등 24시간 운영을 하던 점포들도 인건비 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심야 운영시간을 대폭 줄이는 추세다. 

반면, 인건비 부담을 발판으로 4차 산업혁명을 적극 활용, 한 걸음 더욱 도약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보험 회사 '후코쿠생명보험'은 지난 1월 34명의 보험민원접수 직원을 IBM이 만든 인공지능 '왓슨 익스플로러'로 교체했다.  도입 비용은 2억 엔이 들어갔으며 연간 1500만 엔의 유지비용이 들지만 1억4000만 엔 이상의 지속적인 인건비 절약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도쿄 디즈니랜드 인근의 '이상한 호텔(일본명 헨나 호텔, 変なホテル)'은 일부 필수 인원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고 있는 호텔로, 인건비를 기존의 1/3로 절약해 다른 고급 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SB Drive'는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으로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력난으로 고생하는 심야 장거리 트럭 운전사 대신 투입하는 방향 등이 고려되는 상황으로, 여러 운송·배달 업체의 인건비를 줄여 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본의 이같은 변화는 4차 산업혁명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도 인건비 상승에 따른 기업 부담이 예측되는 상황으로, 일본 기업들의 인건비 상승에 대한 대응을 참고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진출을 꾀하는 기업은 일본의 높은 인건비로 무인화·자동화 등의 신기술 활용이 필수인 환경으로 변화해가고 있다는 점을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