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보호무역에 주목받는 아세안…"FTA 활용률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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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보호무역에 주목받는 아세안…"FTA 활용률 높여야"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7.05.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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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 기자]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간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나라가 거대경제권과 맺은 첫 FTA다.

오는 6월 1일로 발효 10주년을 맞는 한·ASEAN FTA는 지난 10년간 중국을 잇는 생산거점이자 신흥 수출시장의 역할을 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ASEAN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ASEAN 교역은 매년 평균 5.7% 성장했다.

ASEAN은 FTA 발효 전 한국의 5위 상품 교역 지역에서 지난해 2위로 순위가 올랐다.

주요국별 교역 비중을 보면 중국이 23.5%로 가장 많고 ASEAN 13.2%, 미국 12.2%, 유럽연합(EU) 10.9%, 일본 8.0% 등의 순이었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ASEAN이 차지하는 비중은 15.0%에 달했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파는 제품 100개 중 15개는 ASEAN 국가로 갔다는 의미다.

산업부는 "한국과 ASEAN은 FTA 발효 이후 상품과 서비스 교역이 모두 늘면서 경제 동반자의 위상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ASEAN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신흥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당면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ASEAN 간 교역은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다른 국가로 진출할 여지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 사진=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러시아·EU·아세안 특사단 간담회에 참석하며 조윤제 유럽연합·독일 특사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집을 통해 "보호무역에 대처하고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벗어나고자 아세안과 인도를 일본, 중국에 이은 우리나라의 무역·투자 진출시장으로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호주, 싱가포르, 멕시코, 칠레 등 자유무역에 대한 입장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통상 선진국가 클럽(일명 '서울클럽')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세안과의 교역을 더욱 늘리기 위해서는 FTA 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체결한 FTA(싱가포르 제외)의 활용률을 볼 때 한·ASEAN FTA는 14개국(지역) 중 10위에 머물렀다.

특히 수출활용률은 52.3%로 전체 평균 63.8%에 크게 못 미쳤다. 수입활용률은 평균(69.6%)보다 소폭 높은 73.5%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업체가 ASEAN과 거래할 때 FTA가 기대만큼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코트라 관계자는 "발효 후 ASEAN 교역 증가율은 전체 교역 증가율을 웃돌았고 수출입 비중도 증가했지만, 활용률 측면에서는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 확산 속에서 ASEAN의 비관세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 대한 무역기술장벽(TBT) 통보문 건수는 2008년 인도네시아 7건, 베트남 4건에서 2016년 17건, 30건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상이한 품목 분류, 상호대응세율제도, 직접운송원칙 예외 불인정, 원산지증명서 불인정, FTA 사후적용 배제 등을 애로로 꼽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몇 차례 개정으로 한·아세안 FTA의 자유화 수준이 높아졌지만, 우리 업계의 FTA 활용 애로는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무역업계의 의견에 귀 기울여 현재 진행 중인 추가 자유화 협상에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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