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경 기자]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 퇴출'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각 자동차업체의 경유차 판매 비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업체로서는 향후 정책에 따라 연료별 세부 판매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정부가 경유차 퇴출을 결정하더라도 각 업체의 상용차 판매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용차와 달리 승용차는 대체로 휘발유·경유 엔진이 함께 개발되기 때문에 판매 옵션이 있어서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현대차 가운데 경유차 비중은 33.1% 수준이다. 휘발유차가 50.7%로 절반을 넘었고 택시로 주로 활용되는 LPG차 비중은 10.9%였다.
현대차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비중이 높은 기아차는 지난해 경유차 비중이 46.8%로 절반에 육박한다. 휘발유차 비중은 41.5%였다.
최근 현대·기아차 모두 하이브리드차 같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관련 차종의 점유율은 나란히 5%를 넘어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대부분 승용차 모델이 휘발유·경유 엔진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며 "시장별 소비자 기호나 정부 정책 등 상황에 맞게 판매전략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쉐보레 브랜드를 판매하는 한국지엠은 휘발유차 비중이 86.6%로 90%에 육박한다.
지엠 미국 본사도 경유 승용차 판매 비중이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서 경유 승용차가 거의 판매되지 않는다.
르노삼성은 휘발유차와 경유차 비중이 51.2%와 31.6% 정도다.
반면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경유차 비중이 61.1%로 가장 높다.
소형 SUV 티볼리 등 일부 차종을 제외한 G4 렉스턴 등 나머지 대부분 모델이 경유 엔진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개인 경유차 퇴출 정책으로 쌍용차가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쌍용차는 티볼리의 경우 휘발유 모델 판매 비중이 70%에 달하며 코란도스포츠 등 수출용 모델의 엔진에는 이미 휘발유용을 적용해 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밖에도 현재 SUV 휘발유 엔진 두 종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엔진 한 종이 올해 나오며 나머지 한 종도 내년에 출시될 것이라 정부 정책에 무리 없이 대응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유차 판매 비중이 높은 독일계 수입차 업체도 정부 정책이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이에 맞춰 수입 물량 비중을 조절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수입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지난해 경유차와 휘발유차 판매 비중이 56대 44다.
BMW는 경유차 판매 비중이 이보다 더 높은 80.7%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경유 대체 휘발유차 모델을 많이 갖추고 있다.
한편, 친환경차 전략을 중시하는 일본 도요타의 경우 국내에서 경유차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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