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잡겠다던 BMW '망신'…5시리즈 판매, E클래스 절반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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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잡겠다던 BMW '망신'…5시리즈 판매, E클래스 절반도 안돼
  • 이경영 기자
  • 승인 2017.07.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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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경영 기자] "벤츠 E클래스를 잡고 수입 자동차 1위를 차지하겠다"며 지난 2월 야심 차게 주력 세단 '5시리즈' 완전변경(풀 체인지) 모델을 내놓은 BMW가 결과적으로 한국시장에서 벤츠에 '완패'했다.

'신차효과'를 업고도 상반기 5시리즈 판매량은 E클래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전체 모델 판매량에서도 벤츠에 1만 대 가까이 뒤졌다.

이뿐 아니라 상반기 한국시장에서 팔린 BMW의 40% 이상이 '5시리즈 미만'급으로, 10대 중 8대를 E·S클래스 등 가격대가 높은 중대형 차를 판 벤츠와 비교해 판매의 '질' 측면에서도 뚜렷하게 열세를 보였다. 

◇ 상반기 E클래스 판매량, BMW5의 2.5배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1~6월) 벤츠는 한국시장에서 모두 1만8천453대의 E클래스를 팔았다.

모델별 가격이 최저 6천190만 원(E200)~1억1천200만 원(메르세데스-AMG E43 4MATIC)에 이르는 중대형 세단을 한 달에 무려 3천76대꼴로 판매한 셈이다.

이에 비해 경쟁 상대 BMW5 시리즈의 경우 상반기 판매량이 7천384대에 그쳤다. 벤츠 E클래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 수준이다.

더구나 상반기에 팔린 E클래스는 모두 작년 6월 22일 출시된 완전변경 모델이고, BMW5 시리즈의 경우 완전변경 모델이 지난 2월 말 선보였기 때문에 판매 통계에 수 백대의 '구형(F10)' 5시리즈까지 포함됐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뉴 E클래스'와 '뉴 BMW5'의 성적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올해 2월 말 뉴 BMW5 시리즈가 출시된 뒤 4개월(3~6월) 누적 판매량은 6천414대로, 지난해 6월 22일 선보인 뉴 E클래스의 첫 4개월(2016년 7~10월) 판매량(1만6천479대)의 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다.

이런 E클래스 호조에 힘입어 벤츠는 지난 6월 수입차로서는 처음 월 판매량 7천 대를 돌파(7천783대)했고, 상반기 전체로는 3만7천723대를 팔아 점유율 1위(31.93%)를 지켰다.

이와 비교해 상반기 BMW 판매량(2만8천998대)은 벤츠보다 약 1만 대나 적었고, 점유율도 24.54%에 그쳤다.

▲ 사진=2017년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에 '완패'한 BMW '뉴 5'.(연합뉴스 제공)

◇ 벤츠 S클래스 판매량도 BMW7 시리즈의 두 배
BMW는 한국시장에서 단순히 전체 판매량만 벤츠에 뒤진 게 아니라, 하위 모델 위주의 판매로 실적의 '구성', '질'까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예를 들어 5시리즈만 봐도 지난 상반기 판매량 가운데 6천만 원대 모델 '520d'(520d, 520d xDrive)와 528, 530의 비중이 78%에 이르렀다.

반면 벤츠 E클래스의 경우, 판매된 차의 44% 정도만 6천만 원대 모델 'E220'(220, 220d)이었다.

아울러 BMW가 지난달 판매한 전체 차량에서 소형·준중형차(1·2·3·4 시리즈)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1 등 '5시리즈 미만'급 모델은 44%(판매량 기준)를 차지했다.

벤츠가 같은 기준에서 'E클래스 미만'급 비중이 22%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벤츠 대형 세단 S클래스의 경우도 오는 9월 '부분변경' 신차 출시를 앞두고도 지난달 523대나 팔렸다.

같은 급 BMW7 시리즈 지난달 판매량(278대)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BMW가 최근 프로모션(할인 등)에도 불구하고 벤츠에 큰 격차로 뒤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BMW는 뉴 5시리즈 공급 물량 부족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는 등의 소비자 평가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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