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미국 수출, FTA 관세철폐 후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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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 미국 수출, FTA 관세철폐 후 오히려 줄었다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7.07.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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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경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게 미국 측의 주장이자 통념이지만, 실제로는 2016년 관세가 없어진 뒤 오히려 한국차의 대미 수출은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한미 FTA 발효 후 2016년 이전까지 한국차의 미국 수출이 증가한 것은 한미 FTA 관세 효과가 아니라 경쟁력 개선 등 다른 요소 덕이라는 뜻이다.

반면 한국이 수입한 미국 자동차는 FTA 발효 후 곧바로 시작된 관세 인하와 더불어 5년간 무려 4배 이상 불었다.

◇ 한국차 대미 수출, 2016년 마침내 관세 철폐되자 10% '뚝'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무역협회, 관세청 등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량은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69만3천736대에서 2016년 96만4천432대로 64% 늘었다.

하지만 단계적 관세철폐 사실을 고려하면, 한국차가 미국 수출에 FTA 관세 효과를 봤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FTA 합의에 따라 한국은 미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발효 전 8%)를 2012년 발효 즉시 절반(4%)으로 낮췄지만, 미국은 한국 자동차 관세(2.5%)를 2015년까지 협정 발효 후 4년간이나 유지했다. 이후 두 나라는 2016년에야 상대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완전히 없앴다.

한국차의 대미(對美) 수출량과 수출금액은 발효 후 관세(2.5%) 변화가 없었던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81.3%, 100.3% 늘어난 반면, 관세가 없어진 2016년에는 오히려 2015년보다 9.5%, 10.5% 감소했다.

업체별로도 대미 수출 증가 정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2012~2016년 현대차의 대미 수출량 증가율은 20.5%(27만8천→33만5천대)에 그쳤지만, 한국GM의 대미 수출량은 9배로(1만8천→16만2천대) 커졌다. 르노삼성의 경우 2014년 2만6천대였던 미국 수출 규모가 지난해 5배 이상인 13만6천대까지 늘었다.

관세가 완전 철폐된 2016년만 봐도, 현대차는 1년 사이 9% 되레 줄었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14.1%, 15.3% 증가했다.

▲ 사진=한미FTA 재협상 '줄다리기'.(연합뉴스 제공)

◇ 작년 한국 수입차 시장 8% 축소에도 미국차는 20% 성장
반면 미국 차의 한미 FTA '후광 효과'는 뚜렷하다.

협정 발효(2012년) 후 지난해까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량은 2만8천361대에서 4.4배인 6만99대로 급증했다.

수입금액 역시 7억1천700만 달러에서 4.6배인 17억3천900만 달러로 치솟았다.

이 기간 미국 차 수입 증가율(339.7%)은 전체 수입차 증가율(158.8%)의 두 배에 이를 뿐 아니라, 특히 지난해의 경우 한국 시장에 들어온 수입차가 전년보다 8.3% 줄었음에도 미국 차는 22.4%나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 덕분에 한국차의 미국 수출이 늘었다는 오해는 관세철폐 시점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평균'의 착시 효과"라며 "한국차의 미국 수출 증가 배경은 FTA 때문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 등 다른 요인으로 설명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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