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 일본, "맞벌이 가구" 증가로 코인세탁기 점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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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 일본, "맞벌이 가구" 증가로 코인세탁기 점포 급증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7.11.1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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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시간 보내도록 카페나 실내암벽타기 시설 설치한 곳도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경열 기자] 일본에 코인 세탁기 점포가 크게 늘고 있다.

코인 세탁기라면 으레 목욕탕 탈의실 옆이나 복합건물 1층의 약간 어두운 곳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 일본의 코인 세탁기 점포는 밝은 벽지와 샹들리에 조명은 물론 한편에 카페가 들어서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본격적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친교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 바로 옆에 실내 암벽타기인 볼더링 시설을 설치해 빨래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곳도 있는 등 코인세탁기 점포의 이미지가 크게 바뀌고 있다.

NHK에 따르면 코인 세탁기 점포는 최근 10여 년간 30% 이상 증가했다. 2003년 1만3천 개에서 2015년에는 1만7천500 곳으로 늘었다. 업무용 세탁기 메이커 토세이는 지난 9월 도쿄(東京) 나가노(長野)구에 첫 직영점을 오픈했다. 내부장식을 세련되게 하고 기다리는 동안 점포 내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전기 콘센트도 설치했다. 영업부 담당자는 "요일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항상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며 반색했다. 업황이 좋아지자 부동산 회사 등 이업종 기업의 참여도 늘고 있다.

이용자가 헛걸음하는 일이 없도록 IT(정보기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코인 세탁기 한대 한대가 인터넷에 연결돼 이용자가 스마트폰이나 PC로 세탁기가 비어 있는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2월부터는 세탁기를 "원격제어" 하는 서비스도 등장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이용자는 세탁물 도난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세탁기를 잠글 수도 있으며 점포 경영자는 손님이 적은 날은 얼른 요금을 내리는 등 훨씬 유연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코인 세탁기 성업의 가장 큰 요인은 말할 것도 없이 맞벌이 가구 증가다. 일하는 여성이 늘면서 가사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코인 세탁기 이용이 늘고 있다. 집에서 하기 어려운 이불 등 큰 빨래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점도 이유의 하나다. 꽃가루, 초미세먼지(PM2.5) 대책으로 이불과 모포도 깨끗하게 세탁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청결의식이 높아지면서 쿠션이나 카펫 등 빨 수 있는 건 모두 빨겠다는 사람도 늘고 있다.

▲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업무를 볼 수 있게 탁자와 콘센트를 설치한 코인세탁기 점포

업계의 서비스 개선노력도 한몫하고 있다. 코인 세탁기 외에 "뭔가 새로운" 서비스를 플러스한 코인 세탁기 점포가 전국 각지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젊은이들로 붐비는 도쿄 JR 메구로(目黑)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주택가에 지난 7월 새로 문을 연 코인 세탁기 점포는 실내에 벽지를 바르고 샹들리에로 밝은 조명을 갖췄다. 바로 옆에는 카페가 마련돼 있어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나 음료를 유료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점포 운영업체 관계자는 "세탁이 끝날 때까지 30분-1시간 동안 이용자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코인세탁기도, 카페도 모두 이용토록 함으로써 경영에도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시부야(澁谷) 구에 문을 연 코인 세탁기 점포는 애완동물의 몸을 씻어줄 수 있는 공간을 설치해 인기를 얻고 있다. 가와사키(川崎)시에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인공 암벽타기(볼더링) 시설을 해 놓은 코인 세탁기 점포가 등장했다. 업무용 세탁기 메이커인 아쿠아 관계자는 "코인 세탁기에 가면 기다리는 시간이 1시간 정도 된다"면서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토록 하느냐에 큰 사업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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