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ECB 양적완화 연장에 무게"
상태바
[외교경제] "ECB 양적완화 연장에 무게"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7.11.24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형대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1~9월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시행할 양적완화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ECB의 10월 통화정책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완만한 긴축이 9월 종료되면 필요 시 이를 연장하는 방안에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고 FT는 전했다.

ECB는 당시 회의에서 채권을 사들여 돈을 푸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시한을 올해 연말에서 내년 9월까지로 연장하는 대신 채권 매입 규모를 현행 월 600억 유로의 절반인 300억 유로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완만한 긴축을 선언했다.

ECB는 유럽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2015년 3월 채권매입 방식의 양적완화를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매입한 채권 규모는 2조 유로 정도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속속 양적완화에 종언을 고하고 긴축으로 돌아서는데도 ECB는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지 않았다.

ECB가 이처럼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기로 한 이유는 지난달 회의록에서 드러났다.

당시 회의에서 ECB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가까이' 도달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의 통화 완화 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데 큰 틀에서 공감했다.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서라도 양적완화를 연장하는 게 정책이 "끈기 있고 안정적"인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위원들은 의견을 모았다.

▲ 사진=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1~9월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시행할 양적완화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연합뉴스 제공)

이에 따라 양적완화의 "확실한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았으며, "필요할 경우 채권 매입을 연장할 가능성을 고수"하는 게 최선이라는 데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그러나 일부 위원들은 양적완화 종료 시점을 모호하게 남겨두는 데 반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자칫 투자자들에게 양적완화가 내년 9월 이후로 연장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ECB 내부에서 양적완화의 운명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내년 9월 이후엔 채권 매입이 빠르게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봤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제니퍼 맥커운은 "ECB 회의록으로 봤을 때 양적완화에 '열린 결말'(추가 연장 가능성)을 유지하는 계획에 일부는 심기가 불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ECB 중에서 양적완화 종료 시점을 확실하게 못 박자고 주장하는 쪽은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다.

그는 독일의 긴축 철학을 반영하는 인사로, 그동안 ECB의 양적완화에 견제구를 던져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