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美 IT주 강세 끝?…"2000년 닷컴버블 때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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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美 IT주 강세 끝?…"2000년 닷컴버블 때와 유사"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8.03.2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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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자 강세장이 끝났다는 경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5천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가 미국 대선에 무단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여파로 6.77% 급락했다. 하락 폭은 2014년 이후 가장 컸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3.03% 미끄러졌고 아마존(-1.70%), 넷플릭스(-1.56%), 마이크로소프트(-1.81%), 애플(-1.53%) 등 다른 기술주도 1.5%를 웃도는 낙폭을 보였다.

IT주 하락은 페이스북에 대한 미국, 유럽 당국의 조사 소식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인수·합병(M&A) 감소 가능성, 애플 공급망 분산 우려, 정부 감독 강화 우려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처럼 많은 하락 요인이 등장함에 따라 IT 주식의 시장 선도력이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의 IT 지수는 지난 12개월간 31% 급등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18.8배로 15년간 평균보다 12% 높다.

자산관리업체 파라메트릭의 제니퍼 시렉러브 이사는 윤리를 중시하는 많은 투자자가 최근 정보 유출 사건 이전부터 페이스북과 소셜 미디어 기업을 피하고 있다며, 더 많은 투자자가 이들 기업이 공정한시장에 기여할지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파라메트릭은 지난 16일 구글 등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투자 우려를 논의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회의를 열었다.

웨드부시(Wedbush)의 조엘 쿨리나 트레이더는 "2017년부터 많은 IT 고성장 신화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반도체가 분명히 무역 전쟁 위험에 처했으며 IT 그룹에 큰 도움이 됐던 M&A 스토리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자 강세장이 끝났다는 경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닷컴 버블이 붕괴된 2000년과 비슷한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CNBC에 따르면 로이트홀트 그룹의 짐 폴슨 최고투자전략가는 고객용 보고서에서 1990년대 후반 닷컴주에 대한 집착이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이니셜) 주식에 대한 흥미로 대체됐다고 지적하고, 상대적으로 위험한 IT주와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기·수도·가스 등 유틸리티주 간 가격 차이가 닷컴 버블 붕괴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S&P 500의 유틸리티 분야 지수는 올해 들어 5.5% 떨어졌지만 IT 지수는 7% 가까이 급등했다.

폴슨 전략가는 이러한 현상이 대형 붕괴가 임박했다는 것을 시사하지는 않지만 최근 강세장의 성격이 변했다는 것을 또다시 상기시켜주는 것이라며, 유틸리티주 대비 IT주 가격 비율이 붕괴되기 전까지는 계속 높아지겠지만 그렇게 높거나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IT주 하락세가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퍼 스털링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필립스 이사는 로이터에 "IT주가 올해 급격하게 강세를 보였지만 다른 분야가 하락할 때 밀리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조정을 위한 촉매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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