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로 루블화 폭락했지만..."유가 급등세 덕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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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로 루블화 폭락했지만..."유가 급등세 덕 볼 것"
  • 김재용 기자
  • 승인 2018.04.1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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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재용 기자] 시리아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자 러시아 루블화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유가 급등세 덕분으로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한때 지난 201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65루블을 돌파했다.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도 2016년 3월 이후 처음으로 80루블 선을 뛰어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날 저녁 무렵부터 급격히 환율이 떨어지면서 안정화 조짐을 보였다.

루블화 가치는 앞서 지난 9일 4.1% 폭락하며 2015년 6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추락세로 들어선 뒤 사흘 연속 불안정 행보를 이어갔다.

루블화 추락은 이달 6일 미국이 크림반도 병합과 시리아 정부 지원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단행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미디어·통신 감독기관 로스콤나드조르 대표 알렉산드르 좌로프 등 정부 관료 17명과 신흥 재벌인 '올리가르히' 7명을 추가 제재했다.

대러 추가 제재는 미국인들이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기업 및 기업인, 관리 등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러시아인과 기업이 미국 내에 가진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포함했다.

여기에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 시리아에 군사 공격을 검토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에도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러시아 자산 매도 열기가 달아 올랐다.

하지만 이날 저녁 무렵 들어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62루블 대로 급격히 내려앉았고,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도 77루블대로 떨어졌다. 전날 종가보다 오히려 떨어진 가격이다. 러시아 주식시장도 이날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외환시장 불안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이날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루블화 폭락세가 장기적이고 지속적일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이르다"며 "정부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기업들이 차질 없이 일을 계속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루블화에 대한 압박을 줄이기 위해 외환보유액 충전을 위한 외화 매입을 당분간 보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대다수 전문가는 이번 루블화 추락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 루블화 추락은 유가 붕괴로 인한 지난 2014년 때의 혼란과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지금은 유가가 안정돼 있고 러시아는 침체기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막 재선됐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국제 유가가 강세를 지속하고 시리아발 위기가 크게 확대되지 않는다면 루블화 환율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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