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효과에 일본기업 뜨고 한국기업은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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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효과에 일본기업 뜨고 한국기업은 부진
  • 김정미 기자
  • 승인 2014.11.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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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 반도체 기업들도 고전

일본 기업들은 엔저 훈풍을 타고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 기업들은 환율에 발목이 잡혀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최근 2년간 국내 주식펀드 수익률이 1%선인데 일본펀드가 70%에 육박하는 것만 봐도 엔저의 영향을 실감할 수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집권한 2012년 12월 말 이후 최근까지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의 반도체, 철강, 자동차, 전기전자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자동차 회사인 마쯔다 주가는 2012년 말(12월 28일) 174엔에 그쳤으나 이달 7일 2천737엔으로 1천473.0% 급등했고 미쓰비시는 89엔에서 1천191엔으로 1천238.2% 치솟았다.  

또 같은 기간에 도요타는 4천5엔에서 6천817엔으로 70.2% 올랐고 닛산 29.0%, 혼다 15.9% 각각 상승했다. 

반면 이들 일본 자동차 회사와 경쟁하는 현대차, 기아차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 주가는 2012년 말 21만8천500원에서 이달 7일 16만2천원으로 25.9% 내렸고 기아차는 5만6천500원에서 5만3천500원으로 5.3% 하락했다.

양국의 대표 철강기업도 비슷한 모습이다. 

신일본제철 주가는 2012년 말 210엔에서 이달 7일 294엔으로 40.0% 올랐고 고베스틸은 60.6%, JFE홀딩스는 42.8% 각각 상승했다.

이와 달리 포스코 주가는 2012년 말 34만9천원에서 이달 7일 30만2천원으로 13.5% 내렸고 현대제철도 8만7천800원에서 6만4천900원으로 26.1% 하락했다. 

전기전자, 반도체 기업들도 세계무대에서 서로 경쟁을 하다 보니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한국 기업들은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의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34조1천429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4일 서울 종로구 한 금융정보회사 모니터에 표시된 현대차 주가.

일본 소니 주가가 2012년 말 958엔에서 이달 7일 2천258엔으로 135.7% 치솟았고 파나소닉은 522엔에서 1천418엔으로 171.6%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반도체 기업인 후찌스 주가는 88.3%, NEC는 113.8%, 도시바는 48.1%, 히아치제작소 73.4%, 도쿄 일렉트론이 91.3% 각각 올랐다.

한국의 대표 반도체, 전기전자 기업인 삼성전자 주가가 2012년 말 152만2천원에서 이달 7일 120만6천원으로 20.8% 내렸다. 같은 기간에 LG전자 12.6%, 삼성전기도 47.1% 각각 하락했다.

SK하이닉스가 그나마 2012년 말 2만5천750원에서 이달 7일 4만7천400원으로 84.1% 뛰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2월 SK가 인수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과점 지위자로서 효과를 본 덕분으로 분석된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2012년 말 10,395.18에서 이달 7일 16,880.38로 62.4% 올랐고 한국 코스피는 1,997.05에서 1,939.87로 2.9% 내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가 부진은 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쳐 이달 6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펀드의 최근 2년 수익률이 1.43%인 반면 일본펀드 2년 수익률은 67.89%에 달했다.

이처럼 양국 대표 수출기업들의 주가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데는 엔저의 영향이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며 일본 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다 보니 그만큼 실적도 늘었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의 실적만 봐도 이는 확인할 수 있다.

도요타의 2014년도 상반기(4∼9월) 영업이익은 1조3천519억 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늘었다. 이는 2007년 이후 7년 만에 최대이다. 순이익은 1조1천268억 엔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현대차 영업이익은 3조7천3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4% 줄었고 순이익은 3조9천650억원으로 17.0% 감소했다.

일본은행이 최근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취하면서 달러당 엔화 환율이 115엔선마저 돌파, 당분간 한국 수출기업들은 일본과 경쟁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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