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글로벌 주식·채권·외환시장 동반추락…갈곳 잃은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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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글로벌 주식·채권·외환시장 동반추락…갈곳 잃은 투자자들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8.10.28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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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병욱 기자]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재가 쌓이면서 주요 투자자산의 가격이 추락, 올해 수익률이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신흥국들은 물론이고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주식시장이 모두 내려앉은 와중에 '최후의 보루'였던 미국 주식시장의 주가마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6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73% 내려 올해 상승분을 모조리 내놓고 연초 대비 0.56% 하락으로 돌아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P 500 지수가 하루에 3% 이상 하락한 것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2차례였지만, 올해 들어서만 4차례였다.

그래도 미국 증시는 그나마 선방한 편이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올해 들어 10.53% 하락해 2016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고,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이달 초의 연중 최고점으로부터 순식간에 12.72% 고꾸라져 연초 대비로는 6.94% 내렸다.

신흥국은 올해 초를 정점으로 맥을 못 추고 있다.

약세장에 진입한 지 오래인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 1월 고점에서 26.2%, 연초 대비 18.9% 내렸고,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5주 연속 하락 행진 중이다.

게다가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 손실을 상쇄해주는 채권시장이 동반 약세다.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투자의 원칙이 통하지 않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세계 경제 둔화 우려, 무역전쟁 격화, 이탈리아 등 정치적 리스크 고조에도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여전히 높다면서 이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와 바클레이스가 집계하는 미국 종합 채권지수는 연초 대비 1.93% 하락했으며 글로벌 종합 채권지수는 2.87% 떨어졌다.

▲ 사진=뉴욕증권거래소.(연합뉴스 제공)

앤드루 스콧 소시에테제네랄 미국 자금흐름 전략가는 FT에 "모든 것이 매도세일 때 전체 포트폴리오 다변화론은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은 터키와 아르헨티나발 불안감이 확산했던 지난달 혼란에서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섣불리 회복세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내상이 깊다.

미국 달러 강세 속에 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올해 들어 5.23%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터키 리라화 외에도 남아프리카 랜드화, 인도 루피화, 러시아 루블화 등 올해 들어 환율이 10% 넘게 급등한 통화가 수두룩하다.

금융환경이 얼마나 빡빡한지 측정하는 골드만삭스 금융여건지수(FCI)는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언제 안정될지 아무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금융시장의 혼란을 촉발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는 시장 혼란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인사들은 잇따라 미국의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무역전쟁에 한창인 세계 1, 2위 경제국 미국·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각각 3.5%, 6.5%로 둔화한 가운데 세계 경제성장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일리아 페이진 월러치베스 캐피털 선임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이번 투매는 시장이 성장 둔화, 리스크 상승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하지만 "연준이 이걸 꼭 보리라는 법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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