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덮친 고병원성 AI…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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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덮친 고병원성 AI…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활용
  • 이해나 기자
  • 승인 2020.12.13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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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까지 10개 농가 확진…닭·오리 가격에는 영향 '미미'
추가 확진시 가격 변동 가능…소규모 농가 축사 비우기 실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비상인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에 '어제 낳아 오늘만 판매하는 계란'의 임시 운영 중단을 알리는 공지가 붙었다. 이 공지에는 '협력사 농장이 여주 AI 발생 지역 3KM이내 위치하여 예방 차원에 전량 살처분 조치로 12월 9일부터 23일간 미운영 예정입니다'라고 적혀있다. 2020.12.11(출처:뉴스1)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비상인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에 '어제 낳아 오늘만 판매하는 계란'의 임시 운영 중단을 알리는 공지가 붙었다. 이 공지에는 '협력사 농장이 여주 AI 발생 지역 3KM이내 위치하여 예방 차원에 전량 살처분 조치로 12월 9일부터 23일간 미운영 예정입니다'라고 적혀있다. 2020.12.11(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해나 기자] 지난달 28일 전북 정읍에서 올 들어 첫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농가가 발생한 이후 13일까지 감염 농가는 10곳으로 늘었다. 확진 농가가 급격한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는 아니지만 2016년 확산 당시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가의 감염 확산으로 계란값이 폭등하는 등 피해가 컸던 만큼 정부도 총력 대응에 나섰다.

아직까지 고병원성 AI가  계란, 닭고기, 오리고기 가격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발생지 근처에서 계란을 공급받는 일부 마트에서 일시적인 공급부족으로 판매가 일부 중단되기는 했지만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살처분 등이 아직까지 국내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규모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정부가 방역을 위한 살처분, 소규모 가금농장의 수매·도태 등을 실시하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최근 확산하는 고병원성 AI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국내 확산됐던 아프리카돼지열병 식 방역 대책도 활용하기로 했다. 방역 능력이 취약한 소규모 가금농장에 닭, 오리를 비워 감염 고리 중 일부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3일까지 10곳의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며 닭, 오리 등을 포함한 가금류 143만3000수를 살처분 했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AI는 지난달 28일 전북 정읍의 오리농가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경북 상주, 전남 영암, 경기 여주, 충북 음성, 전남 나주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11월과 12월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2016년 국내 발생 당시 310곳의 가금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도 같은 시기다.  

상대적으로 확산속도가 빨랐던 2016년과 비교하면 올해 고병원성 AI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떨어진 농가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농가간 수평 전파보다는 야생조류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발생농가 인근에서 의심 농가가 나오면서 농가간 수평 전파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평 전파 차단 위해 48시간 이동중지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간 고병원성 AI 확산을 막기 위해 가금농장 및 축산 관련 차량과 종사자의 일시시동중지 명령을 발령한 상태다. 전국적으로 관련 차량과 인원의 11일 밤 12시부터 13일 밤 12시까지 이동이 제한된다.

또 농가 일선에서 방역이 지켜지고 있는지도 다시 확인한다. 실제로 이달 8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4곳의 농장이 일선에서 지켜야할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점이 드러났다.

방역 당국은 고병원성 AI 농가 감염 이전부터 장화 갈아신기, 농장주변 생석회 도포, 야생조수류 침입 방지, 출입자 소독, 방역복 착용 등 일선 방역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최전선에 있는 농가 자체의 차단방역이 제대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해당 농가에 지도록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놨다.

방역점검 과정에서 법령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농가의 사육제한과 과태료 등을 포함한 행정처분과 추후 살처분 보상금 삭감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고병원성 AI 발생에도 축산물 가격은 아직까지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최근 AI 발생으로 11일까지 살처분마릿수는 닭 219만4000수, 오리 62만2000수 등이다.

특히 계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산란계 농장은 상주와 여주에서 각각 1곳의 확진 농가가 나왔지만 살처분 대상은 약 71만수 정도다. 국내 전체 사육규모인 7293만수의 1%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급과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또 통상 육계는 30일 내외, 오리도 45일 내외면 출하가 가능하며 최근 공급량도 평년대비 많아 아직까지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내년 3월까지 위험…축사 비우기 등 조치

다만 여전히 전국의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면서 추가로 확진 농가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겨울 철새가 한반도를 떠나는 내년 3월까지는 사실상 언제라도 감염 농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정부는 방역에 취약한 소규모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수매·도태를 실시하기로 했다. 농가 내 축사를 모두 비워 감염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위해 확진농가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경기도 일부 지역의 돼지의 수매·도태 조치를 통해 추가 확산을 막은 선례가 있다.

지난 10월 2곳의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지만 지난해 발생 당시 14곳의 확진 농가를 끝으로 추가 확산을 막은 것도 이처럼 위험 지역 농가의 축사 비우기가 일정 부분 효과를 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축사 비우기 대책이 농가의 일정한 규모 등을 특정하지 않아 일선에서 농장주들과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긴급지시를 통해 "가금농장 전담관제를 통해 가금농장의 방역실태를 면밀히 점검래 미흡한 사항을 신속히 보완토록 조치할 것"과 "가금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경우 막대한 사회적비용이 초래되므로 점검과정에서 확인된 법령위반 사항들에 대해서는 엄정히 조치할 것" 등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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