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잡겠다던 文정부, 3년 반만에 서울 집값 63%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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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잡겠다던 文정부, 3년 반만에 서울 집값 63% 상승
  • 이명옥 기자
  • 승인 2020.12.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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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4구 실거래가지수 91.4→148.5
"'서민 주거 안정' 정책 목표 실패…앞으로 서울 집값 더 오를 것"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모습(출처:뉴스1)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모습(출처:뉴스1)

"부동산 정책은 투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사)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서울 집값 안정을 가장 우선순위로 삼았다. 출범 3년6개월이 지난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미쳤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이제는 손쓸 수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5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약 63% 올랐다. 부동산원이 집계하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2017년 11월=100)를 보면 2017년 5월 93.9에서 2020년 10월 152.4로 58.4포인트(p) 상승했다.

실거래가격지수는 부동산원이 실제 신고된 아파트 거래 사례를 지수화한 것이다. 실거래 신고 기한(30일)과 분석 등에 시간이 걸려 발표 시점과 시간 차이는 좀 있다. 17일 현재 최신 통계는 지난 10월이다.

권역별로 노원구 등이 속한 동북권이 가장 많이 올랐고, 다음으로 강남4구로 불리는 동남권이 차지했다. 동북권은 같은 기간 94.5에서 159.5로 64.9p 올라 68.7% 상승했다. 동남권은 57.1p(62.5%) 상승한 148.5까지 치솟았다. 이 밖에 도심권 58.8%, 서북권 55.9%, 서남권 58.5%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어느 지역이든 실거래가가 60% 안팎 올랐다는 의미다. 지역별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 추이를 보면 통계치보다 더 오른 단지도 허다하다. 

서울 대표 신축 아파트로 꼽히는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2017년 5월 평균 실거래가는 19억9000만여원이다. 10월 현재 평균가는 35억4000만원으로 15억5000만원 올랐다. 상승률은 77.8%다.

준공 33년 차인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79㎡는 같은 기간 2억8200만원(74.6%) 오른 6억6000만원이다. 강서구 가양동 '가양6단지' 전용 59㎡는 2017년 5월 4억5400만원에서 2020년 10월 7억9700만원으로 3억4300만원(75.5%) 올랐다.

시세를 보여주는 중위가격은 2017년 5월 5억2996만원에서 2020년 11월(최신) 8억5833만원으로 3억원 이상 올랐다.

익명을 희망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축 구축할 것 없이 실거래가가 60% 안 오른 곳을 찾는 게 더 어렵다"며 "집값 상승세를 억제해 서민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고 했던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에도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하반기 다소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최근 다시 가팔라지고 있어서다. 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강남3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강남구가 0.05%, 서초구가 0.06%, 송파구가 0.08%다. 송파구 상승세는 지난주(0.04%)의 2배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저금리 유동성과 주택공급 등을 살펴보면 당분간 집값이 내려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양도세 중과 유예 등 다주택자 매물의 거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와 양도세 모두 강화하는 것은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시장 경제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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