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자 오르자 은행 예금에 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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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이자 오르자 은행 예금에 돈 몰려
  • 박영심 기자
  • 승인 2021.08.31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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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예금상담 창구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8.30(사진출처:뉴스1)
30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예금상담 창구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8.30(사진출처:뉴스1)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영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금금리도 줄줄이 오르면서 시중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몰려드는 모습이다. 주요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기준금리 인상 후 불과 이틀 만에 1조6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한은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주식시장도 조정 국면에 겪고 있어서 은행으로의 '머니무브'(돈의 이동)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이번주부터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날 예·적금 금리를 0.2∼0.3%p 인상한다고 밝혔다. 1년 기준 거치식 상품인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은 0.60%에서 0.85%로, 적립식 상품인 '신한 S드림 적금'은 0.80%에서 1.05%로 각각 0.25%p 올렸다.

 

NH농협은행도 9월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05~0.25%p 올릴 예정이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도 조만간 예·적금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외국계인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도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수신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이번주 예·적금 금리를 올릴 방침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8일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기간 전 구간에 대해 0.2%p 인상했다.

 

통상 은행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1주일 안에 예·적금 금리를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해왔다. 한은은 지난 26일 2년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p 올렸다. 

 

은행 예금금리가 오를 조짐을 보이자 시중 유동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빠르게 몰려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4대 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7일 기준 514조7304억원으로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25일 513조504억원과 비교해 이틀만에 1조6800억원 늘었다.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셋째 주까지만 해도 큰 변동이 없었으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본격화된 1주일 전부터 늘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선 이번 금리인상으로 예금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데다 주식 등 투자상품의 일부 조정이 예상되면서 은행으로 돈을 옮겨놓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는 실물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현금자산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투자상품의 비중을 줄이고 현금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고하고 있어, 예금금리가 더 오르면 은행으로의 '머니무브' 움직임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가 연이어 오르면서 대출금리 인상도 시간문제가 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산정하는 주요 지표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인데, 수신상품 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바탕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이달 오르는 시중은행의 예·적금 수신금리는 9월 15일 발표되는 코픽스 금리에 반영된다. 따라서 주담대 변동금리는 오는 10월부터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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