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서 한국 좋은 이미지 먹칠할 뻔…위기모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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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서 한국 좋은 이미지 먹칠할 뻔…위기모면 다행"
  • 피터 조 기자
  • 승인 2015.06.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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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피터 조 기자] "일단 음성 판정이 나온 게 천만다행입니다. 하지만, 중동 호흡기질환(메르스)이 아닌 게 재확인될 때까지는 예의주시하겠습니다."

박상훈 슬로바키아 주재 한국대사는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의심받은 한국인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가 14일 음성으로 나오자 이같이 소감을 밝히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메르스 질환자로 의심받은 이 30대 한국인 환자는 지난 3일 서울에서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슬로바키아에 들어왔다. 슬로바키아에 있는 기아자동차 공장의 협력업체 직원인 그는 열이 높아지고 기침과 설사가 나자 메르스 증상과 유사하다고 보고 한국대사관에 연락했다.

한국대사관 측은 만에 하나라도 메르스로 판명되면 파장이 엄청난 만큼 곧바로 슬로바키아 보건 당국에 연락해 방역 조치를 미리 취하도록 했다.

이 환자는 공장이 있는 슬로바키아 북부 질리나 시의 병원보다는 격리 시설이 완벽하고 시설이 좀 더 나은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경찰차의 호위를 받은 특별 응급차에 실려 브라티슬라바에 도착했고, 곧바로 격리돼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으로부터 치료를 받았다.

자칫 슬로바키아의 메르스 1호 환자가 될 수 있었던 만큼 슬로바키아 TV 등 언론은 병원으로 들어오는 응급차를 연속해 방송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슬로바키아 당국은 이 한국인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체코 프라하로 보내 메르스 감염 검사를 의뢰했다.

모두 4차례에 걸친 검사 결과 3차례는 음성으로, 1차례는 양성이지만 양성 판정치에는 모자라는 '불확실'로 판명받았다. 이에 따라 슬로바키아 당국은 추가 검사를 해 상황을 매듭짓기로 했다.

양성 판정이 나올 경우에 대비해 이 환자가 묵던 질리나의 한 호텔에 나갔던 한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도 검사 결과가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15일 중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국인 투숙객들의 출입을 현지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호텔에 투숙한 약 40명의 한국인은 음성 판정 결과가 나오자 모두 다행으로 여겨 안심하며 기꺼이 경찰의 '격리' 조치를 감수하며 협조했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박 대사는 메르스 음성 판정으로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지켜갈 수 있음을 다행으로 여겼다.

그는 기아차와 삼성전자의 합계 매출액이 슬로바키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한다고 소개하면서 "한국의 좋은 이미지에 먹칠할 뻔한 아찔한 위기를 모면했다"고 안도했다.

기아차는 지방도시에 있는데도 수도 브라티슬라바 근처에 있는 독일 자동차 업체인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슬로바키아의 대학 졸업생의 취업 희망 1위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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