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수백억 횡령 의혹도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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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수백억 횡령 의혹도 불거져
  • 이명옥 기자
  • 승인 2023.10.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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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조사4국, 4개월째 세무조사 진행 중

세무당국이 GS건설 최고위 경영층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GS건설의 오너 또는 대표이사가 해외 사업 수수료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을 파악하고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4국은 검찰 특수부에 해당하는 핵심 부서이다. 

조사4국은 GS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한 '라빅2 프로젝트'와 관련해 설계 변경 과정과 수수료 지급이 투명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빅'은 사우디 홍해 연안에 건설 중인 초대형 종합석유화학단지 공사로, 공사 규모만 2조740억원 규모이다.

GS건설은 2018년 라빅 프로젝트의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컨설팅 회사 앱솔루트를 통해 발주처의 설계 변경 협상을 추진했다. 국세청은 이 거래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가 단독으로 진행한 계약 과정과 컨설팅 지급 방식이 석연치 않은 데다 앱솔루트에 지급한 수수료율이 통상의 경우보다 20배가량 높게 책정됐다는 판단이다.

대규모 플랜트 사업은 사업비의 변동이 크다. 사업을 수주하는 시점과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이 최소 2~3년이 걸려 그사이 사정 변경이 많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과 기술 발전으로 인한 설계 변경이 관행처럼됐고 컨설팅 시장과 통상적 수수료율이 형성된 이유다.

GS건설은 2018년 라빅2 프로젝트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설계 변경을 추진했다. 사우디 발주처로부터 설계 변경을 얻기 위해 중동인이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앱솔루트(ABSOLUTE)를 고용한 뒤 협상을 시작했다.

보통 협상엔 대표와 영업 담당 임원·실무직원이 동행해왔으나, 앱솔루트와의 협상은 임병용 대표이사 단독으로 추진했다. 국세청은 임 대표가 단독으로 협상을 추진한 부분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앱솔루트에 지불한 수수료가 과다한 데다 지급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계약을 통해 앱솔루트에 지급된 수수료는 통상적인 범위에 비해 20배 가까이 부풀려져 있다. 그동안 GS건설이 진행한 프로젝트들의 수수료율는 수주액이나 설계변경액의 1% 미만이었다.

2009년~2022년 진행된 설계변경 컨설팅의 수수료율은 0.8%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앱솔루트와 협상 이후 계약변경총액은 1억3000만달러(1740억3100만원), 수수료는 2400만달러(321억2880만원)다. 2400만달러는 설계변경액의 18% 수준이다. 통상의 경우보다 20배 가량 부풀려 수수료를 지급한 셈이다.

세무당국은 내부의 감시를 피하려고 차입구조를 도입했다고 보고 있다. 컨설팅 비용이라는 단일 계정으로 평균보다 거액이 지급되는 순간 내부의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차입구조를 도입할 경우 항목을 숨기는 게 가능해진다.

현장 법인이 이미 적자였기 때문에 차입으로 돈이 나가면 전체 비용에 컨설팅 비용이 녹아 회계상으로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라빅의 컨설팅 업체는 앱솔루트가 아니며 수수료는 계약금액에 따라 순차적으로 0.5~3%가 일반적이이고 18%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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