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분석]미국, 2023년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불씨 연말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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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분석]미국, 2023년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불씨 연말까지 이어질까?
  • 손태한 기자
  • 승인 2023.12.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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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먼데이 매출 사상 최대 124억 달러
할부 매출 비율, 전년 대비 42.5% 상승
유통업체, 연말 매출 예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

 미국,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이 사상 최대 규모의 온라인 매출을  기록한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사이버 먼데이 하루 동안 온라인에서 발생한 매출은 12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로 기록됐다. 전년 동일 대비 9.6% 상승했으며, 어도비가 예측한 120억 달러를 뛰어넘는 수치다.

5일 KOTRA 정진수 뉴욕무역관이 분석한 자료에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사이버 먼데이의 가장 피크 시간대인 오전 10시부터 11시(동부 시간) 한 시간 동안 분당 157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버 위크(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 먼데이까지 5일간)의 온라인 매출은 380억 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7.8% 상승하며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추수감사절 당일인 11월 23일에만 56억 달러(전년 대비 5.5% 상승), 블랙 프라이데이에 98억 달러(전년 대비 7.5% 상승) 그리고 주말 동안 103억 달러(전년 대비 7.7% 상승)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매협회에 따르면, 5일 동안 온라인 쇼핑객이 오프라인 쇼핑객 수보다 월등히 많았으며, 특히 사이버 먼데이의 온라인 쇼핑객은 3배 넘게 차이 났다. 어도비에널리틱스의 비벡 판디야 수석 분석가는 “2023년 다양한 변수들로 소비 성향을 예측할 수 없어 매출을 장담할 수 없었으나, 사이버 위크 전반에 걸쳐 기록적인 온라인 매출이 일어났다”라며, “특히 할인 폭이 큰 상품군에서 충동구매가 일어나 최근 소비자에게 미치는 중요한 소비 포인트가 할인이라는 것을 또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2023년 사이버 위크 5일간 온라인, 오프라인 쇼핑객 수 비교 (자료: National Retail Federation)
2023년 사이버 위크 5일간 온라인, 오프라인 쇼핑객 수 비교 (자료: National Retail Federation)

◆ 달라진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트렌드...모마일쇼핑 대세 .역대 최대 할인율

첫째, 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온라인 구매 중 모바일을 통한 구매가 59%로 작년보다 4%p 상승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바일 매출은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 중이며, 이번 사이버 위크를 통해 컴퓨터 웹 브라우저보다는 모바일 앱 시장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역대 최대 할인율이다. 전자제품의 경우 정상가에서 최대 31%(2022년 25%)까지 할인하며 소비를 자극했다. 컴퓨터 24%(2022년 20%), 의류 23%(2022년 18%), 가구 21%(2022년 8%) 등 대부분의 품목에 전년보다 더 큰 폭의 할인이 적용됐다.

셋째, 픽업보다는 매장 내 쇼핑을 더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팬데믹 동안 접촉을 최소화하는 커브 사이드 픽업, 매장 밖에서 물건을 찾는 것)이 인기를 끌었다면, 대면 활동이 완전히 자리 잡은 올해는 매장 안으로 직접 들어와 쇼핑하는 고객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기업 월마트와 메이시스는 모두 작년에 비해 올해 매장을 방문한 쇼핑객이 월등히 많았다고 발표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새벽 6시에 문을 연 뉴욕주 우드버리 아울렛에는 동트기 전부터 몇 km에 걸쳐 주차장으로 들여가려는 차량이 장사진을 이뤘으며, 일부 주에서는 몰리는 차량으로 인해 안전상의 이유로 고속도로에서 아울렛으로 들어가는 진출로를 일시적으로 폐쇄하기도 했다. 리테일넥스트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에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입된 고객 수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하는 할부 구매 급증

사이버 위크 기간 동안 매출이 크게 일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하는 할부 구매가 하나의 요인으로 꼽혔다. 할부로 구매할 수 있는 유연성이 생기자, 소비자들이 더 쉽게 충동구매를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이버 먼데이 하루에만 BNPL로 일어난 매출은 9억4000만 달러이며, 이는 전년 동일 대비 42.5% 증가한 수치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브룩 마스터스 금융 전문 기자는 지난 29일 사설에서 “BNPL로 인해 소비자들이 자기 능력보다 더 많은 소비를 추구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신용카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조사에 따르면 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 8월 팬데믹 이전 수준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BOA의 미히르 바티아 소비자 금융 분석 전문가는 “향후 몇 분기에 걸쳐 신용카드 연체와 채무 불이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신용카드 발급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용카드 연체율 (자료: Bank of America Global Research)
신용카드 연체율 (자료: Bank of America Global Research)

◆ 연말 쇼핑 매출 전망은 흐림

사이버 위크 기간 동안 예상 밖의 매출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연말 소매 시장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마케팅 펌 베인은 전년 대비 연말(11~12월) 매출은 1% 상승 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전미소매협회도 3~4%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참고로 지난 2022년에는 전년 대비 5.4%, 2021년에는 12.7%, 2020년 9.1%가 각각 상승했다. 전문가들이 이렇게 예상하는 것은 물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철도망 운영단체들은 항구에서 내륙으로 운반하는 화물의 양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미국 우체국과 물류 기업 페덱스는 11월과 12월의 매출이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했다. 페덱스는 최근 기업 보고에서 내수 시장의 물류량이 지난해보다 25%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연도별 연말 쇼핑 시즌(11~12월) 매출 전년 대비 증가율 (자료: Bain )
연도별 연말 쇼핑 시즌(11~12월) 매출 전년 대비 증가율 (자료: Bain )

또 다른 이유는 재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의 재고는 202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가 일어나고는 있으나, 재고가 쌓이는 속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통사들이 작년 이맘때부터 수급불균형으로 적체됐던 재고를 털어 내기 위해 2023년 내내 고군분투했다고 보도했다.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유통사들은 또다시 재고 비율을 낮추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씨티의 폴 르위에즈 애널리스트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유통사들이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할인 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수요가 낮은 품목에서 그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사의 재고 대 매출 비중 (자료: US Census Bureau via Federal Reserve Bank of St.Louis)
유통사의 재고 대 매출 비중 (자료: US Census Bureau via Federal Reserve Bank of St.Louis)

◆ " 연말까지는 어렵다”...부채 비율 높아지고 철도 물류량 감소

메이시스의 제프 제넷 최고 경영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연말 쇼핑 시즌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지만 연말까지 계속해서 좋을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 부채 비율이 높아지고 철도 물류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그 이유로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통회사들이 수십 년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통해 비수기 매출을 일으켜 왔다고 보도했다.

세일 기간이 사이버 먼데이로 늘어나다 최근에는 10월부터 홀리데이 세일에 돌입하기 시작했다며 소비가 위축되면서 세일 기간은 계속해서 길어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전자제품 기업의 마케팅 담당 A씨는 뉴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저축률은 낮아지고, 신용카드 부채 비율은 높아지고 있으며 노동 시장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며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좋았던 것은 대대적인 세일 상품을 앞세워 충동구매를 부추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연말 소비 성향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신제품 출시나 마케팅 전략을 짤 때 많이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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