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외교시장은?] 미, 서비스 인플레이션 고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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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외교시장은?] 미, 서비스 인플레이션 고착화되나
  • 피터조 기자
  • 승인 2024.03.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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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2개 주에서 최저 시급 인상
키오스크, AI 도입으로 인건비 감소 노력
가격 인상하거나, 서비스 비용 고정 부과
 미국 시장 진출 전략 고민할 시점

미국 서비스 인플레이션시장은 고착화될까?  미국 개인소비지출과 레스토랑, 호텔, 콘서트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 가격이  전월 대비  각각 상승해  전문가들은 서비스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23일 KOTRA 정진수 뉴욕무역관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가 전년 동기 대비 2.4%,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전월비 0.4%, 전년비 2.8% 올랐다고 미상무부가 발표했다. 

물가 하락을 주도해 온 상품 가격은 1월에 0.2% 하락, 전년대비 0.5% 하락했다. 그러나 레스토랑, 호텔, 콘서트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 가격은 전월 대비 0.6% 상승, 전년대비 3.9% 상승했다.

재화 가격은 안정을 찾았지만, 인력이 투입되는 서비스는 여전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비스 가격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자, 전문가들은 서비스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상황이다

 

#미국 최저 시급도 올라

미국 내 인건비가 크게 오르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미국 최저 시급을 인상한 주가 무려 22개 주에 이른다. 뉴욕주는 뉴욕시와 롱아일랜드, 웨스트 체스터가 15달러에서 16달러로, 그 외의 지역은 14.2 달러에서 15 달러로 인상됐다. 

메릴랜드주는 13.25달러에서 15 달러로 무려 1.75달러(13.2%)가 올랐다. 캘리포니아주는 15.5달러에서 16달러로 인상됐다. 단, 패스트푸드점 노동자의 최저 시급은 2024년 4월부터 20달러로 오른다. 

캘리포니아주에는 약 3만 개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매장이 영업 중이며, 해당 매장에서 근무하는 인력이 약 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자 캘리포니아주의 패스트푸드 체인들은 비용을 흡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에 2,200개의 매장(전국 매장의 43%)이 있는 잭 인더 박스(Jack in the Box)는 지난 11월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으로 증가한 비용과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 메뉴 가격을 6~8%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McDonald’s) 역시 지난 10월 어닝콜에서 캘리포니아주의 맥도날드 메뉴를 인상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컨설팅 기업 레비뉴 매니지먼트(Revenue Managements Solutions)의 분석에 의하면, 패스트푸드점의 시간당 인건비가 1달러 오를 때마다 메뉴 가격을 2% 가량 올려야 비용을 감당 할 수 있다. 

미국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인건비를 올리는 것이 경제나 사업에 이득이 될지, 해가 될지에 대한 논쟁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지난 2021년에 초당파 의회예산실(Nonpartisan Congressional Budget Office)의 조사에 따르면, 미연방의 최저 시급을 15달러로 올릴 경우 수 십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는 있겠지만, 동시에 소비자 가격이 오르면서 경제가 둔화되어 140만 명이 실직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했다. 2024년 3월 현재 미연방 최저 시급은 7.25달러이다.

#키오스크, 로봇, AI 도입으로 인건비 절감하려는 기업들

인건비가 올라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러 레스토랑 기업에서는 최신 기술을 도입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2023년 1월 텍사스주 포트워스시에 자동화 매장을 개점했다. 

이 매장에서는 앱을 통해 주문을 하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나온 음식을 드라이브 쓰루에서 픽업할 수 있다. 주문, 계산, 픽업의 과정 중에 사람을 대면할 일이 전혀 없다. 맥도날드는 고객에게 더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같은 목적으로 지난 2018년부터 매장 내 주문용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맥도날드의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인건비는 물론, 인력을 교육하고 복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웬디스(Wendy’s)는 최근 드라이브 쓰루에서 주문을 받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AI는 고객이 주문 내용을 반복하지 않도록 다양한 고객의 억양과 음성을 분석해 주문 시간을 줄이고 고객의 피로도를 낮추고 있다. 

또한, 주문 패턴을 분석해 주문한 메뉴와 어울리는 음료나 사이드 메뉴를 추천해 추가 매출을 올리는 것도 사람보다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서빙도 서버가 이닌 로봇이 하는 경우도 이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서빙 로봇을 사용 중인 한 식당 오너는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서빙 로봇 자체는 값이 나가지만, 인력을 관리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이라며, “사람을 고용할 경우 최소 근무시간을 지켜야해 고객이 없는 시간에도 인건비가 나가지만 로봇은 사람이 없는 시간에는 꺼놓고, 사람이 많은 사간에는 휴식 시간 없이 운용이 가능해 식당 운영에 안정성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직원이 음식 배달보다 고객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어서 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료: McDonald’s]
[자료: McDonald’s]

#미국의 팁 문화 득인가 실인가

미국의 팁 문화 역시 서비스 비용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메뉴 가격의 15~20% 가량을 서버의 수고비로 주는 팁 문화가 오랫동안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로 팁이 18~22%까지 오르면서 팁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팁 문화로 인해 고객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일자, 워싱턴 DC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정부가 나섰다. 워싱턴 DC는 지난해 팁을 받는 직원의 최저 시급을 점진적으로 인상해 2027년부터 일반직 최저 시급과 맞추는 레스토랑 법안(Restaurant bill, Initiative 82)이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현재 뮤리얼 바우저(Muriel Bowser)시장의 사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사인 후 의회의 검토를 거쳐 법으로 제정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도 비슷한 법안을 추진 중에 있다. 

이 법이 시행될 경우, 메뉴판에 서비스 비용까지 모두 표기되어야 하며, 계산 시점에는 메뉴판에 명기되지 않은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과할 수 없다. 부과된 서비스 비용은 얼마큼 서버에게 지급되는지 고객에게 고지해야 한다. 그러나 레스토랑 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업계는 물론, 소비자까지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 동안 서버에게 지급되던 팁이 없어질 경우 그 비용을 업주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며, 이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메뉴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서비스비라는 명목으로 음식값의 20%를 일방적으로 부과하겠다고 명시하는 곳이 생기기 시작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러한 식당들의 계산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동안 팁의 수준을 직접 적어 내던 고객들이 이제는 일방적으로 20%를 부과받으면서, 과도한 팁으로 인해 당황하거나 팁을 조정할 수 있는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DC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도시로 확산되고 있으며, 뉴욕에서도 20% 서비스 비용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곳 생기고 있다.

#  미국 진출 전략을 고민할 시점 

서비스 비용이 높은 상태로 고착화되면서 기업들이 비용을 흡수하기 위해 인건비를 낮추거나, 소비자 가격을 올려 비용을 흡수하려 하고 있다. 일부 지방 정부들은 인건비 안정을 위해 팁 문화를 없애는 방향으로 법제화하고 있다. 

마켓 컨설턴트 B씨는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식당들이 올라가는 비용을 상쇄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거나 서비스 비용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비용 상승이 지속 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계속 상회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월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지수(PPI), 근원 소매판매 지표가 잇따라 전문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 지표들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이 연내 금리를 3회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데니스 록하트(Dennis Lockhart) 전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3월 1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고용시장이 탄탄하고 견고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며, “연준은 물가를 잡았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기 전까지는 높게 유지 중인 기준 금리 인하 시점을 계속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섣불리 금리를 인하하는 것만큼 경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정책은 한국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비스 비용 고착화로 영향을 받고 있는 미국 시장의 상황을 면밀 검토하고 진출 전략을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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