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피터조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23일(현지시간) 중국이 외부 세계에 대한 개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AP·AFP 등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폴슨 연구소'가 시애틀에서 주최한 미국·중국 기업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연설을 했다. 그는 중국이 작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천285억 달러(약 153조원)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받았으며 중국이 미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들에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외부 세계에 지금보다도 더욱 큰 폭으로 개방할 것"이라며 "개혁이 없이는 추진력이 없고, 개방이 없이는 진보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법에 바탕을 둔 사업 환경, 개방적 환경을 계속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확고하게 지적재산권(IPR)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봄에 개장할 상하이 디즈니 리조트가 만들어진 계기에 대해 "(2000년대 말 당시) 다른 관리들은 중국 문화에 더 기반을 둔 프로젝트를 밀고 있었다"며 그러나 자신은 다양한 문화에 바탕을 둔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디즈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중국 회사들이 앞으로 10년간 중국 바깥에 1조2천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미국에서도 수십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울러 "미국 정부가 민간 첨단기술 물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데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실질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중국의 미국 투자가 대등한 여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연설이 시작되기 전 행사의 대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애플의 팀 쿡,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등 미국과 중국의 30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이 비공개 세션의 사회는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이 맡았다.
또 미국 기업으로는 제너럴모터스(GM), 디즈니 등, 중국 기업으로는 완샹, 텅쉰(텐센트), 하이얼, 바이두, 코스코 등의 경영진이 참석했다. 시 주석의 오른편에는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CEO가, 왼편에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앉았다. 시 주석은 이 행사가 끝난 후 뮐렌버그 CEO의 안내를 받아 워싱턴주 에버렛에 있는 보잉 공장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노동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이어 레드몬드에 있는 MS 본사에서 열리는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팀 쿡 등 미국의 주요 인터넷 관련 기업인들이 참석한다. 시 주석은 또 워싱턴주 타코마에 있는 링컨 고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1993년에 이 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시 주석은 이어 저녁 시간에는 중국계 교민들과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립자와 저녁 식사를 함께 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으나 일정이 취소됐다는 설도 돌고 있다. 시 주석은 24일 워싱턴주 에버렛의 페인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워싱턴D.C.로 출발하며, 24일 저녁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함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