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규모 100조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낙하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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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규모 100조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낙하산 논란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5.10.1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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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정상진 기자]     건설산업에 대한 보증·융자·보험 등을 진행하는 민간 보증기관인 건설공제조합이 이사장 선임을 놓고 갈등에 휩싸였다. 현 이사장의 임기가 지난해 11월 만료되고도 1년 가까이 새 이사장 선임이 지연되는 가운데 건설 전문가도 아닌 낙하산 인사가 이사장에 최종 낙점돼 '정피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은 13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박승준 전 골든키자산운용 부회장을 새 이사장으로 추천할 예정이다. 지난 1963년 설립된 건설공제조합은 조합원 수가 1만여개사에 이르며 자본금 5조2천억원, 보증 잔액 102조원에 달하는 건설산업의 대표 민간 보증회사다.

설립 초기에는 정권의 입김에 따라 이사장 자리가 바뀌었으나 1990년대 김영삼 정부 이후로는 국토교통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이사장직을 독차지해왔다.  이번에도 새 이사장 후보로 국토교통부의 1급 출신 박모 전 실장이 올라 지난 5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까지 통과했으나 5개월 가까이 선임이 지연되더니 전혀 다른 인물로 후보자가 바뀐 것이다.  박승준 전 부회장은 사조산업[007160] 임원과 골프장 대표 및 법정관리인 등을 거쳤으며 건설 관련 근무 경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키자산운용은 에너지·발전 분야의 대체투자 자산운용회사다.

조합 노조는 새 이사장 후보인 박승준 전 부회장에 대한 자격을 문제삼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운영위원회가 열리는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낙하산 이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김갑진 조합 노조위원장은 "박 전 부회장의 이력을 보면 건설 보증업무와는 무관하고 금융회사도 근무 경력이 길지 않다"며 "건설인도 아닌 사람이 이사장 후보로 낙점된 배경에는 청와대와 정치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부회장 외에 이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다른 인물들도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소속이거나 여의도연구소장 출신 등 모두 정피아들"이라며 "순수 민간기업 이사장 자리에 업무와 무관한 정치권 인사가 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관피아 척결에 나선다는 현 정부가 밀실 선임이 웬말"이라며 "관피아도 문제였지만 업무와 무관한 정피아는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이사장으로 공모 등 투명한 절차를 통해 건설 또는 건설금융 업무에 정통한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은 오는 29일 총회를 열고 박승준 전 부회장의 이사장 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노조는 이에 따라 총회에서 이사장 선임이 부결되도록 총력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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