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집무실 '관할 충돌' 왜 발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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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집무실 '관할 충돌' 왜 발생했나
  • 황명환 기자
  • 승인 2015.10.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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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황명환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 정혜원 상무(왼쪽) 일행이 16일 오후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감시 중단 등을 담은 통고서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 중구 롯데그룹 건물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다.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배치 직원 해산 및 CCTV 철거 등 6가지 요구 사항을 통보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 정혜원 상무(왼쪽) 일행이 16일 오후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감시 중단 등을 담은 통고서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 중구 롯데그룹 건물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다.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배치 직원 해산 및 CCTV 철거 등 6가지 요구 사항을 통보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호텔롯데 34층 집무실 관할 다툼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명분을 전적으로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에 기대고 있는 만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접근권을 제한하려는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전략에 맞설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이 16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에 전달한 통고서에 담긴 6가지 요구의 핵심은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 대한 감시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가 16일 신격호 회장 집무실이 위치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 총괄회장의 승낙을 받은 사람의 통신·방문 방해 행위를 중단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거처·지원인력 관리를 총괄토록 한다는 내용이 통고서에 담겼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통고서에 신 총괄회장의 친필 서명을 받았다면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동빈 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 주변에 CCTV를 설치하고 감시요원을 배치해 사실상 '연금'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가 16일 신격호 회장 집무실이 위치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으로 들어서고 있다.신 총괄회장이 집무실과 주거지를 겸하는 34층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기 전에는 신 총괄회장의 '통제'가 이뤄지는 공간이었다는 게 롯데그룹 안팎의 일치된 설명이다. 신동빈 회장의 지지세력 제거를 목적으로 지난 7월 27일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이 논의됐던 공간이 호텔 롯데 34층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신동빈 회장의 출입을 통제하면서 신 전 부회장은 물론 여타 친족이 모여 일본행 결행을 논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자 신동빈 회장이 34층 '장악'을 시도해왔다. 특히 신 총괄회장을 24년간 그림자처럼 보좌했던 김성회 비서실장이 지난 8월 12일 사퇴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장악 작업은 구체화했다. 신동빈 회장은 자신을 보좌했던 이일민(56) 전무를 부친의 후임 비서실장으로 앉혔다.

이후에도 신 전 부회장을 포함해 '반(反) 신동빈' 세력의 34층 출입은 이어졌지만 34층의 관할권은 차츰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울어왔다.  신동주·동빈 형제 간에 부친 집무실 관할 갈등이 촉발된 것은 지난 8일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 외부 인사의 '진입 취재'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신격호 회장의 집무실이 위치한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에서 16일 SJD코퍼레이션 측 손익권 변호사가 이 날 오전 보낸 내용증명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기자가 잠입해 취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신동빈 회장 측은 의도적으로 기자를 배석시킨 것으로 보고 신 총괄회장 집무실의 제3자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라도 오너 일가가 데리고 들어오는 제3자에 대해서도 출입을 불허했고, 전용엘리베이터 경호직원과 총괄회장 비서실 직원에 대한 출입통제 교육은 물론 전용엘리베이터의 보안 카드도 교체했다.

이렇게 되자 소송전과 홍보전을 진행하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선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소송 및 홍보 대리인을 동행시켜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각종 계획을 '승인'받아야 하는데 어려움이 생겼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은 부친의 뜻을 앞세워 신동빈 회장이 파견한 보좌 인력을 제거하고'자기 사람'을 심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이같은 '신격호 집무실 관할' 충돌이 발생하게 됐다는 게 대체적인 추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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