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적수 "최소 5명의 9단은 있어야“… 중국 최고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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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적수 "최소 5명의 9단은 있어야“… 중국 최고수 지적
  • 피터조기자
  • 승인 2016.03.1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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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을 꺼버려라" 격한 반응… 인공지능 전문가 " 불공정한 경기 "

[코리아포스트 피터조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12일 세 번째 대국을 지켜본 중국 바둑고수들은 알파고의 능력이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포털사이트 텅쉰(騰迅)에 따르면 국제대회 최연소 우승기록 보유자인 구리(古力) 9단은 이날 관전평에서 "한 개의 (바둑고수) 부대는 괜찮겠지만, 한 명은 (알파고의) 적수가 될 수 없다"며 "최소 5명의 9단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절정기의 이창호 9단, (현대 바둑의 창시자로 존경받는 '기성(棋聖)') 우칭위안(吳淸源)도 모두 알파고를 이긴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구리 9단은 "현재의 커제(柯潔·중국바둑 현 랭킹 1위)가 (그들보다) 강하기는 하지만 역시 이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창호, 우칭위안이 모두 바둑의 새로운 개념을 창조했듯, 알파고 역시 새로운 사고방식을 개척했다. 알파고를 본 바둑기사들의 마음에서는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세기의 대국'에 의미를 부여했다.

구리 9단은 대국 초반 이세돌 9단의 포석이 분산되면서 실패한 반면, 알파고의 전체 포석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알파고의 33번째 수는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수였다며, 이 수가 전체 대국에서 성공적인 것이라면 프로기사들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기성(棋聖) 녜웨이핑(섭<손수변 없는 攝>衛平) 9단은 "알파고는 현재까지 전혀 실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대국이 과연 공평한 조건에서 이뤄졌는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인공지능 전문가 옌수이청(顔水成)은 "이런 경기는 사실 일정 부분 불공평한 것"이라며 이는 알파고가 한 기업이 보유한 전체 컴퓨터로부터 계산능력을 지원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텅쉰을 비롯한 왕이(網易), 신랑망(新浪·Sina.com) 등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들은 이번 대국을 모바일인터넷 등을 이용해 전국에 생중계했다.

또 이세돌 9단의 패배로 경기가 종료되자 '(인간의) 패배! 패배! 패배!'라는 제목으로 긴급속보를 타전하기도 했다. 중국 바둑팬들은 "알파고는 강자를 만나면 더욱 강해진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아이디가 '번서우'(本手)인 누리꾼은 "첫 대국을 본 이후 인류가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는데 두 번째, 세 번째 대국을 본 뒤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미 인류가 (기계에게) 패배할 날이 왔다는 점을 명확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전원을 꺼버려라", "인류 바둑을 위협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그러나 "인류의 지혜는 자연의 산물이고 알파고는 인류 지혜의 결정체"라며 "우리는 알파고의 승리에 기쁨을 느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언론들과 누리꾼들은 설령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에게 완패한다 해도 커제 등 다른 강적에게 진 것과 같은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이디가 '천쯔모'(臣子墨)인 누리꾼은 "이세돌이 편안하게 알파고와 (나머지) 대국을 하기를 희망한다. 긴장하지 마라"며 "이것은 무슨 생사존망이 걸린 일도 아니다. 마음 상태를 바꾸면 더욱 나아질 수 있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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